우체국 택배노조 여의도 포스트타워 1층 로비서 밤샘 농성
15~16일 조합원 5000여명 참석 1박2일 대규모 집회 예고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협상에 촉각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포스트타워 1층 로비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소속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이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포스트타워 1층 로비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소속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이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소속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 1층 로비를 기습 점거하고 밤샘 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오늘부터 택배노조가 이틀간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대규모 상경투쟁을 진행한다,

택배노조는 구체적인 일정을 아직 밝히지 않았으나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가 열리는 15일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전 조합원이 상경하는 대규모 투쟁을 1박 2일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택배업계는 15∼16일 열리는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에서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혼란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체국은 접수되는 소포 배달지연 가능성을 안내하고 있으며, 11일부터는 인터넷과 콜센터 등을 통한 방문택배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또 냉동·냉장 등 신선식품 접수를 중단했다.

한편, 오늘부터 진행되는 상경 투쟁에는 택배노조 조합원(전체 6500명) 50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택배 배송업무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택배노조의 총파업에 반대하고 있는 택배대리점연합회도 이르면 17일 업무 중단을 예고해 택배 대란이 현실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리점주들은 택배사에도 분류작업 인력 투입 시기를 명확히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어제부터 포스트타워 1층 로비에서 농성을 이어오고 있는 우체국 택배노조는 배송 거부에 따른 업무 공백에 집배원을 투입하기로 한 본부 결정에 대해 '노조를 무력화할 목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우체국 택배는 정규직 집배원과 비정규직 집배원, 우정본부 우체국물류지원단 소속 위탁택배원 등이 배송하는 체제다.

이 가운데 위탁택배원은 건당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 노동자로 분류돼 민간 택배기사와 비슷하며, 이들 일부는 택배노조 소속으로 분류작업을 거부하고 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4일 위탁배달원들에 대해 연말까지 개인별 분류를 시행하고, 그전까지는 사회적 합의 기구에서 제시한 연구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산정된 적정 수수료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분류 비용을 수수료에 포함해 지급해왔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며 갑자기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택배 노동자들이 매달 받아보는 수수료 지급 명세 어디에도 분류 비용 명세는 찾아볼 수 없는데도 본부는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며 "본부 메시지의 배후에는 정부와 여당의 압력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우정사업본부는 택배노조 우체국택배 조합원들의 주장에 대해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우본은 택배노조에 소포위탁 배달 수수료 개편안을 설명했고 소포위탁 배달 수수료 산정 연구 용역 결과 책자를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후 택배노조 집행부의 의견을 반영해 수수료 체계를 확정한 뒤 단체협약을 체결했다"며 "연구용역 결과를 설명한 적도 없고 연구용역 보고서도 공유하지 않았다는 택배 노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을 감안해 상경투쟁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집회를 개최할 경우엔 방역당국의 방역수칙을 준수해 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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