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쌍용차, 투자자 관점서 봐야...기업회생까지 많은 고난 있을 것"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쌍용자동차 노사가 기업회생을 위한 자구안에 최종 합의했지만 금융지원의 키를 쥐고 있는 산업은행(산은)에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전날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노조가 자꾸 산은과 정부에 답하라고 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오해하는 것"이라며 "모든 것을 투자자 관점에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동걸 회장이 거듭 강조한 가치는 투자자 설득이었다.

이 회장은 "쌍용차의 자구안은 회생계획안에 포함돼 잠재 인수 후보자가 평가할 것인데, 쌍용차 노사는 산은과 정부 관점이 아니라 투자자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구안은) 한참 준비가 안 돼 있고 조건도 안 돼 있다"라며 "자구안과 잠재 인수 후보자의 평가·계획을 합쳐서 판단했을 때 지속 가능하다고 판단이 되면 (금융)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사가 많은 희생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의 자구안으로 산은의 금융지원을 판단하기에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투자 유치를 위해 흑자전환 전까지 쟁의 중단을 요구했는데 이는 단순한 전제 조건일뿐 충분한 조건은 아니다"라며 "(쟁의 중단 내용은) 큰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쌍용차에 대해 아직 회생 노력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산은의 브리핑이 시작되기 직전 쌍용차 노사는 평택공장에서 자구안에 최종 합의하며 경영 정상화의 첫 단계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구안에는 ▲무급 휴업 2년 ▲현재 시행 중인 임금 삭감 및 복리후생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단체협약 변경 주기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변경 ▲무(無)쟁의 확약 등의 주요 내용이 담겼다.

쌍용차는 무급 휴업 규모 등 세부 시행 방안을 노사협의로 결정한 뒤 내달 초부터 자구 계획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산은은 "(지속가능한) 자구 계획이 반영된 사업계획서를 제시하면 타당성 검토 후 금융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쌍용차의 기업회생과 관련해 "잘 이뤄지기를 희망하지만 많은 고난이 있을 것 같다"라며 "(진정성 있는 인수 후보자가 나온다면) 6월 말 이후에 매각 공고가 나오고 예비입찰, 본입찰 등을 거쳐 (매각 절차가) 11월 말이나 올해 말쯤 끝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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