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작내리 느티나무

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김천 작내리 느티나무는 밑동이 유난히 큰 마을 당산나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마을 앞으로 무릉천이 흐르는 김천 구성면 작내리에는 마을 터가 평평해 ‘평지마’ ‘평지촌’이라고 불리는 마을이 있다.

2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곳 평지마에는 조선 시대에 ‘작내역(作乃驛)’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한 까닭에 역촌, 역마로 불리기도 한다.

작내역은 조선 말기까지 평지마로 들어서는 길 왼쪽의 장승배기라 불리는 곳에 있었다고 한다.

평지마 마을 어귀에 단아하게 자리 잡은 마을회관 담벼락 뒤쪽, 무릉천이 내다보이는 자리에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오가는 마을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길가에 마을회관을 짓느라 느티나무는 회관 뒤편에 있게 되었지만, 회관을 짓기 전까지 느티나무는 마을 어귀에서 이 마을의 이정표 역할을 했던 나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마을회관 곁을 흐르는 개울을 북쪽으로 400m 남짓 따라가면 의산서당이 나온다.

1864년(고종 1)에 의성김씨 관란재(觀瀾齋) 김여권(金汝權:1557~ 1640)을 제향하기 위해 경인사(景仁祠)를 건립했는데 이때 서당을  함께 지어 의산서당이라고 했다고 한다.

의산서당은 의성김씨 문중의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해 건립되었다.

김여권은 조선 후기 이 지역의 대표적인 유학자다.

임진왜란 때 지례향교에 불이 나서 대성전에 모셨던 오성(五聖)의 위패位牌)와 동방 제현(諸賢)의 위판이 위험에 처하자 불 속에 뛰어들어 위판을 가지고 나온 일로 널리 알려졌다.

나중에 흥선 대원군은 김여권의 업적을 널리 칭송하기 위해 지례향교에 친필로 쓴 현판을 내렸다.

‘석파 친필 현판’이라 불리는 이 현판은 현재 의산서당으로 옮겨져 있다.

현판은 가로 40㎝, 세로 120㎝로, 마지막에 ‘석파흥선대원군이하응(石破興宣大院君李昰應)’이란 낙관이 있다. 거기에 적혀있는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 조각 구성 땅 외롭게 떨어져 있지만, 관란재가 한 일은 선비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어지러운 티끌이 선현의 위패를 침범하지 못하게 하였으니, 모두 성인들을 잘 보살폈다고 칭송했도다. 쓸쓸히 쑥대로 지붕 잇고, 초라하게 살면서도 큰 업적을 남겼으니 험한 골짜기 등곡은 신령스런 땅이 되었다. 어려움을 무릅쓰고 업적을 이룩한 가난한 선비에게 호화로이 지내던 벼슬아치들은 부끄럽기만 했으리라.”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400년을 훨씬 넘게 살아온 김천 작내리 느티나무는 높이가 17m쯤 되며, 가슴높이 둘레가 무려 8m를 넘는다.

특히 밑동 쪽의 둘레는 더욱 굵어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대략 10m 안팎의 엄청난 굵기다. 천연기념물 느티나무도 둘레가 8m에 미치지 못하는 나무가 적지 않다. 

마을 어귀에서 온갖 상처를 보듬어 안고 살아온 나무의 장한 생명력에 감동한 마을 사람들은 나무를 더 귀하게 여겼다.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됐고, 나무 줄기에 생긴 큰 구멍은 외과적 처치를 통해 메워졌다.

작내리 느티나무는 단순히 마을 어귀의 큰 나무가 아니라, 평지마 마을 사람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나무이자 마을의 버팀목이 되었다.

<김천 작내리 느티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26-24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10. 29.
·나무 종류 느티나무
·나이 400년
·나무 높이 17m
·둘레 8.2m
·소재지 김천시 구성면 작내리 163-1
·위도 36.015637, 경도 128.021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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