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연속 상승세...골드만삭스 등 트레이딩업체 "공급감소·수요증가가 현 사태 불붙여"
주요국 친환경 기조에 원자재가 상승·인플레 압박 더 커져...100달러 돌파시 7년 만의 석유위기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국제 유가가 100달러 선을 돌파할 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의 문제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비톨·글렌코어 등 주요 원유 및 원자재 트레이딩 업체들은 이날 한목소리로 "유가 100달러 시대가 곧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북해산 브렌트유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최근 70달러대에 안착한 것에 주목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8월물은 지난 14일 전 거래일 대비 0.14달러(0.19%) 오른 73달러를 기록, 4거래일 연속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최근 투자가 위축되면서 새 유전을 통한 석유 공급이 감소하는 가운데 전세계 석유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원유 중개회사 트라피규라의 제레미 위어 최고경영자(CEO)는 100달러 유가의 현실 가능성과 관련해 "채굴이 가능한 석유 부존량이 15년치에서 10년 치로 줄어든 상황"이라며 "석유부문 자본 지출은 5년 전 연간 4000억달러에서 현재 1000억달러에 그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한 석유부문 지출은 유전 개발과 시추 등을 위한 비용을 말한다.

채굴 비용만 따로 떼고 봐도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리서치회사 우드매킨지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석유 채굴 비용은 3300억달러(약 369조원)로 2014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의 문제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세계 주요국들이 잇따라 친환경 기조를 강화하기 위해 그린에너지에 투자를 쏠리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됐다.

골드만삭스의 제프 쿠리 원자재 본부장은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은 예견된 수순이라며 "정부의 친환경 부양책에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새로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모멘텀이 계속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압박도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세계 최대 광산기업 글렌코어의 알렉스 산나 책임자는 "유가 급등이 현실화될 경우 (원자재·인플레 등) 한두 개의 이벤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가는 원유가 쏟아져 나왔던 미국의 셰일혁명이 일어난 2014년 이후 한 번도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적이 없다.

선물 전문 투자회사를 운영하는 리 게링은 최근 "석유 위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경고하며 석유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하루빨리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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