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허發 규제에 중국 채굴업체 이주 진행 중
"텍사스, 값싼 전기료·친비트코인 주지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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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거래는 물론 채굴까지도 금지하는 강경책을 펼치자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의 대이주가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 기반을 둔 채굴업체들이 미국 텍사스가 대안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각) 미 경제 전문매체 CNBC는 중국이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업체의 절반 이상을 쫓아내고 있고,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텍사스를 향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류허 중국 부총리는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를 열고 비트코인 거래뿐만 아니라 채굴까지 금지하겠다고 했다.

CNBC에 따르면 중국의 규제 이후 신장, 내몽고, 쓰촨성 등에 몰려 있는 중국 비트코인 채굴업체 절반 이상이 공장을 폐쇄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전 세계 비트코인의 65%~75%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기 소비지수(CBECI)에 따르면 중국이 차지하는 해시율은 65%에 달한다.

해시율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자산)를 채굴하기 위해 네트워크에 동원되는 연산력의 총합을 의미한다.

예컨대 해시율이 높다는 것은 채굴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신장의 경우 전 세계 해시율의 35.76%를 차지하는 1위 채굴지이며, 쓰촨성과 내몽고 또한 각각 9.66%, 8.07%의 해시율을 자랑하는 2, 3위 채굴지로 꼽힌다.

쓰촨성의 경우 수력발전이 활발하고, 신장과 내몽고는 중국의 석탄 발전소가 밀집해 있어 값싼 전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트코인 채굴업체 BTC.TOP의 창립자인 장 줘얼(Jiang Zhuoer) 대표는 크립토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신장의 전력이 주로 석탄 발전에 의해 생산된다는 점이 중국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며 "신장에서 운영되던 대부분의 채굴업체는 현재 이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레그 애버트 텍사스 주지사가 13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가상자산를 정의하고 이를 안전한 거래로 만들기 위한 가상자산 규제법 통과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사진=트위터 캡처]

이런 상황 속에서 채굴업체들은 캐나다, 미국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가까운 중앙아시아 역시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전반적인 사회적 인프라가 낙후돼있다는 것이 문제다.

장 줘얼 대표는 "일부 채굴시설과 협력을 시도했지만, 그 지역의 안전성을 때문에 잘 안됐다"며 "특히 일부 고위험 국가에서는 채굴기가 해외로 이동하는 것에 대한 통제력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채굴업체들이 중국을 떠나 미국 텍사스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CNBC의 예상이다.

인프라를 갖춘 미국 내에서도 텍사스가 전기료가 가장 싸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의 보안 엔지니어였던 브랜든 아바나기(Brandon Arvanaghi)는 "텍사스는 미국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가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가장 저렴하다"며 "만약 3000만(약 335억원)~4000만달러(약 446억원)를 가지고 있다면 미국에서 최고의 채굴업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텍사스 주지사인 그레그 애버트가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점도 채굴업체에게 매력적이라고 CNBC는 전했다.

그레그 애버트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 13일 트위터를 통해 "가상자산를 정의하고 이를 안전한 거래로 만들기 위한 가상자산 규제법 통과에 서명했다"고 밝히는 등 가상자산의 제도권 도입을 위해 힘쓰는 인물이다.

아바나기는 "앞으로 몇 달 동안 극적인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 "그레그 애버트와 같은 주지사가 텍사스에 있다. 이것(채굴)은 미국에서 진정한 산업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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