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비트코인 성향 겐슬러 취임에도 ETF 승인 결정 연기
"올해 승인 어려울 듯...이르면 2022년 가능할 것"

[사진=AFP/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 여부 결정을 연기했다.

승인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연기했다는 점에서 승인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기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승인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SEC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시카코옵션거래소(CBOE)에 비트코인 ETF를 상장해 달라는 암호화폐(가상자산) 업체들의 요청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SEC는 미국 자산운용사인 반에크(VanEck)가 신청한 비트코인 ETF에 대해 7월 또는 8월까지 추가적인 여론 수렴해 검토할 예정이다.

ETF는 펀드이지만 주식처럼 누구나 거래할 수 있는 펀드를 의미한다.

반에크의 비트코인 ETF는 블록체인 기술 또는 비트코인과 관련된 주식에 투자하는 기존 ETF와 달리,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예컨대 반에크 비트코인 ETF의 CBOE 상장은 본격적인 비트코인의 제도권 도입을 의미한다.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시장에서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취임을 계기로 올해 안으로 비트코인 ETF가 상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가상자산 전문가로 꼽히는 겐슬러 SEC 위원장은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 시절 디지털화폐와 블록 체인과 관련된 강의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와 겐슬러 SEC 위원장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당국의 허가를 받은 가상자산 거래소는 단 하나도 없다"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관련 규제가 필요하다"며 우려를 표현했다.

블룸버그는 "겐슬러 SEC 위원장은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반에크의 비트코인 ETF에 대한 승인 결정 여부가 지난 4월 한 차례 미뤄졌던 것을 고려하면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승인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SEC가 반에크의 비트코인 ETF 상장에 관해 결정을 내리는 데에 최대 240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가상자산 전문 투자사인 오스프리 펀드의 창업자인 그렉 킹 대표도 지난 1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겐슬러 위원장의 취임 등 SEC의 변화를 언급하며 "비트코인 ETF에 녹색불이 켜졌다고 이야기하지만 향후 2년 동안 승인을 받지 못할 수 있다"면서 "이르면 2022년에 승인될 수 있다"고 말했다.

SEC의 이날 발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소폭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세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각으로 오후 2시 6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57% 떨어진 3만8846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0.15% 내린 4523만6000원에 거래됐다.

다른 거래소인 빗썸에서도 비트코인은 같은 시각 4500만원 대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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