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북미장비업체 매출 35억8840만달러...올 1월부터 5개월 연속 최고기록 경신
TSMC 등 반도체기업 신·증설 소식에 장비 호황 계속...투자액 1400억달러 수준

미국의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의 공장 내부의 모습. [사진=램리서치]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든 가운데 반도체 장비 분야도 호재를 맞이했다.

22일(현지시간)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모여있는 북미 시장에서 관련 업체들의 총 주문액(매출)은 지난 5월 35억884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화 4조 782억원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했을 때 53.1% 증가한 수준이다.

주문액은 장비 공급계약 수주를 뜻하는 표현으로 해당 자료에서 매출과 같은 의미로 쓰였다.

올해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장비 업체들의 성적은 매달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30억382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9.8% 늘어난 주문액은 2월 31억4310만달러, 3월 32억7390만달러, 4월 34억2890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달 5개월 연속 30억달러를 돌파했다.

아짓 마노차 SEMI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장비가 계속해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장비 업체들이 공급 제약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면서 계속해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동차와 가전, PC 등 산업 곳곳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불거지면서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 증대에 나서자 장비 분야가 반사이익을 볼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북미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현황은 통상적으로 반도체 산업을 내다볼 수 있는 시장 지표로 활용된다. 북미 지역에는 ASML과 AMAT, 램리서치 등 주요 기업들이 있다.

여기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과 팹리스(설계) 공장의 수가 올해와 내년에 소폭 늘어나면서 장비업체들의 호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SEMI는 전 세계 반도체 생산 공장이 올해 19개, 내년에는 10개 착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례로 대만 TSMC와 삼성전자는 미국에 각각 120억달러(약 13조6400억원)와 170억달러(19조3200달러)를 투입해 파운드리 공장을 신·증설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장비 수요는 늘어나는 공장 수만큼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SEMI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내년까지 새로 지어지는 총 29개의 신규 공장에 투입되는 장비 투자액은 1400억달러(약 159조원) 수준으로 분석됐다.

아짓 마노차 SEMI CEO는 "세계적인 칩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들어가는 대규모 장비 투입은 불가피하다"라며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 5·6세대 이동통신 등 새로운 산업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장비업체들의 호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SEMI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생산시설을 확충하겠다는 발표를 추가로 내놓으면서 내년에 착공할 공장 수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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