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80일 전' 9월 10일까지 후보선출…'원칙론' 이재명 측 주장 수용, 반대 측 반발 거셀 듯
국민의힘도 홍준표 가세에 본격 대선 레이스 시작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대선 경선 일정을 현행 당헌대로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내년 3월 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들어가고 있다.

우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5일 비공개 최고위위원회의를 열고 "현행 당헌·당규 원칙에 따라 20대 대선 일정을 진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180일 전'인 9월 10일까지 후보선출이 이뤄지게 된다.

경선일정은 오는 7월 초 예비경선(컷오프)를 거쳐 9월 5일 본경선을 치르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거쳐 최종 9월 10일 후보가 확정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견이 있었지만 지도부는 하나로 가야 한다는 합의 하에 하나로 힘 모아 결정했다"며 "집권당으로서 어려운 시기 국민들의 삶을 책임지고, 경선을 질서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연기하자는 최고위원들의 충정이 있었다"면서도 "결론을 내릴 때에는 180일 일정을 그대로 지키기로 했다는 데에 동의를 해줬기 때문에 만장일치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히고 있는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여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히고 있는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대선 경선 일정을 놓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의 이유로 경선 일정을 두 달 정도 연기하자는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측과 원칙대로 9월 초까지 마무리해야 한다는 이재명 경기지사 측의 주장이 맞서 왔다.

그러나 원칙론을 앞세운 이 지사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다만 이번 결정을 두고 경선연기를 요구했던 비(非)이재명계의 강한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더불어민주당내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김두관 의원, 박용진 의원, 양승조 충남지사, 이광재 의원, 이낙연 전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정세균 전 총리, 최문순 강원지사, 추미애 전 장관 등이 있다.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는 (왼쪽부터)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최재형 감사원장  [사진=연합뉴스]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는 (왼쪽부터)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최재형 감사원장 [사진=연합뉴스]

야권에서도 대선을 준비하는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우선 최근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는 29일 공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윤 전 총장은 전날 대변인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의원도 국민의힘에 복당하면서 대선 출마의지를 강력히 시사했다.

홍 의원은 전날 복당 직후 기자회견에서 "내가 대통령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면서도 "(윤 전 총장과 격차를 줄일) 자신이 없으면 대선에 나오겠나. 지금의 상황으로 결정한다면 당내 경선도, 대선 투표도 필요가 없다. 여론조사 기관에 다 맡기면 끝나는데 굳이 왜 대통령 선거를 하느냐"며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여기에 최재형 감사원장이 다음 주 초 사의를 표명하고, 조만간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돼 야권 내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 원장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발탁된 인사지만 정치 행보에 나설 경우 야권을 배경으로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들 외에도 유승민, 하태경 의원 등도 차기 대선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다만 윤 전 총장과 김 감사원장의 경우 국민의힘 합류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이제 8개월여 남은 대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진영을 꾸려가면서 앞으로 본격적인 선거 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과 이재명 지사가 1~2위를 다투고 있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다만, 선거는 '바람'이라는 말이 있듯 이 결과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 예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2002년 16대 대선을 꼽을 수 있다.

16대 대선 1년전인 2001년만해도 유력한 차기 대통령은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다. 2001년 12월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는 31.6%의 지지율로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었던 반면 노 전 대통령은 전체 후보군 중 1.6%의 지지를 받는 군소후보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선 전 이른바 ‘노풍’이 전국을 휩쓸며 노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48.9%를 득표, 46.6%에 머무른 이 후보를 제치고 16대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이처럼 투표 직전까지 발생하는 각종 변수에 따라 움직이는 선거의 특성상, 후보들은 앞으로 한치의 양보없는 선거전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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