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4월 대비...1987년 이래 가장 큰 상승폭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영향...연준, '자산매입 축소' 시간 앞당길지 주목

미국 뉴욕에 매물로 나온 한 단독주택 [사진=AFP/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미 주택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경제지표가 나오면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목소리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케이스-실러 4월 전국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4.6% 급등했다.

이는 198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34년 만의 가장 큰 폭의 상승으로, 최저 수준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지난해 월 3.5% 수준이었던 30년 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는 지난주 기준 3.02%로 낮아졌다.

WSJ는 "낮은 모기지 금리로 주택 수요가 높아졌지만 공급이 부족해진 것이 원인"이라며 "주택가격 급등은 미국 전역에 퍼져 대도시부터 교외, 작은 마을까지 구매자와 판매자에게 모두 영향을 끼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10개 주요도시의 주택가격지수는 14.4%, 20대 주요 도시는 14.9%씩 급등했다.

이중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3% 치솟으면서 23개월 연속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크게 오른 도시로 거론됐다.

샌디에이고와 샬럿, 클리블랜드, 댈러스, 덴버, 시애틀 등의 주요 도시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달에도 주택시장 과열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미국의 부동산중개입협회(NAR)는 5월 기준 주택매매 중위가격이 35만300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약 24% 상승했다고 밝혔다.

WSJ는 "다수의 주택 매물이 매도인이 부르는 호가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소식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테이퍼링 시간을 앞당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WSJ는 전날 연준의 주요 인사들이 주택시장에 더 기름을 붓지 않기 위해 주택저당증권(MBS) 매입을 축소하는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연준이 코로나19 발병 이후 매달 400억달러의 MBS를 구매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경기가 빨리 회복하면서 더이상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는 "MBS 매입이 계속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자산매입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와 부작용을 낳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아직까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새로운 주택시장 지표에 공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그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논의가 있었지만 훨씬 이후의 상황이 될 것"이라며 시장의 우려를 잠식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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