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지난 5월 가상자산 시장을 파랗게 질리게 만들었던 중국 정부의 채굴 단속이 이제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에 기반을 둔 채굴업체들이 운영을 중단하면서 경쟁자가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채굴이 더 쉬워지고 수익성은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채굴 난이도와 관련, 비트코인 가격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경제 전문매체 CNBC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65~75%를 차지하던 중국 채굴업체가 중국 정부의 단속으로 사실상 추방되면서 채굴 난이도는 약 28%가량 쉬워졌다"며 "이 정도 완화 폭은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채굴이란 전 세계의 방대한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복잡한 수학 연산을 수행하고, 그 보상으로 비트코인 등 디지털화폐를 받는 행위를 말한다.

이 과정의 어려움을 수치로 표현한 채굴 난이도는 1부터 시작해 네트워크에서 많은 채굴자가 경쟁할수록 증가하는 방식으로 측정된다.

채굴 난이도는 비트코인의 공급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2주마다 자동으로 조정된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비트코인은 블록이 2016개 생성될 때마다 수학 연산의 난이도를 바꾸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는 1개의 비트코인 블록이 생성되는 간격을 평균 10분이 되도록 목표했고, 이를 날짜로 환산하면 약 14일이다.

비트코인 데이터 플랫폼인 BTC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기준 약 19조9327억이었던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는 지난 3일 14조3630억으로 약 27.94% 감소했다.

이와 같은 채굴 난이도의 하락은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이 채굴 행위를 전면 금지하면서 자국 내 채굴업체 90%가 폐쇄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더 적은 사람들이 채굴에 나서면서 비트코인 블록의 평균 생성 시간도 늘어나게 됐다.

북미 최대 비트코인 채굴업체 중 하나인 블록캡의 다린 파인스타인 설립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통상 하나의 블록을 완료하는 데 10분 정도 걸리지만 14~19분 정도로 느려졌다"고 말했다.

이에 비트코인은 평균 블록 생성을 시간을 다시 10분으로 맞추기 위해 채굴 난이도를 낮추는 쪽으로 자동 조정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채굴 난이도의 하향 조정은 채굴업계에 긍정적이다.

평소보다 적은 에너지로 평소보다 빠르게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릿지 제너레이션의 케빈 장 전 최고채굴책임자(CMO)는 "모든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은 같은 네트워크에서 채굴하고 있기 때문에 채굴업체의 수익은 증가할 것"이라며 "채굴업체들의 하루 수익은 기존 22달러에서 29달러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채굴 서비스 업체인 콤파스의 휘트 깁스 설립자도 "채굴업체들의 수익성이 이전보다 약 35%가량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굴 난이도 하향은 채굴 업체뿐만 아니라 투자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채굴 난이도와 함께 거래 수수료도 감소하면서 비트코인 등 일부 가상자산의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찰리 모리스 바이트트리 에셋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채굴 난이도가 하락함에 따라 거래 수수료가 낮아졌다"며 "10달러였던 수수료는 한 시간 동안 6달러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채굴 난이도의 하향 조정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가상자산 전문 애널리스트인 티모시 피터슨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채굴 난이도 하락이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기존의 모델은 잘못됐다"며 "오는 10월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