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5000만명' 이용자, 콘텐츠 자체 제작·판매...구찌 등 유통기업은 홍보공간으로 활용
메타버스 인기에 올해 상승가도 계속...매출 1조→ 2.7조 등 실적 개선 기대감도 솔솔

데이비드 바스주키 로블록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게티이미지/로블록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일명 서학개미들이 최근 주 인기 종목인 테슬라를 제쳐두고 눈을 돌린 기업이 있다.

바로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를 운영하는 미국의 로블록스 코퍼레이션이다.

회사는 지난달 국내에서 순매수 8153만달러(약 920억원)를 기록하며 서학개미가 점 찍은 1위 종목에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지 이제 3개월을 넘긴 이 회사가 수개월 만에 시장의 관심을 쓸어모은 배경에는 '메타버스'(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세계)가 있다.

자사 플랫폼 로블록스를 게임·금융·유통 등 3박자를 고루 갖춘 가상 공간으로 확장하면서 글로벌 메타버스 업계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파는 세상...가상 명품백도 완판

2006년 출시된 로블록스는 메타버스를 단순 적용하는 것을 넘어 이용자가 직접 게임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며 인기를 끌었다.

현재 로블록스에 등록된 게임 수는 4000만 여개로, 이용자들은 게임엔진을 활용해 손 쉽게 고차원적인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억5000만명에 달한다.

미국의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지난달 12일 "로블록스는 이용자들이 수백만 개의 서로 다른 '경험'을 공유하는 온라인 세상"이라며 "이곳은 전통 비디오 게임 회사처럼 운영되지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로블록스의 성장 비결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주요 고객층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 출생)가 색다른 경험을 추구한다는 점을 파악해, 주력 서비스인 게임을 금융과 유통 등 다른 부문에 연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현재 로블록스에서 이용자가 생산하는 모든 콘텐츠·상품은 게임 내 화폐인 로벅스를 통해 소비된다. 로벅스는 환전시스템(DevEX)을 거쳐 현실 세계의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에서는 게임자산과 현금화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해외 이용자들은 페이팔 등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통해 10만로벅스 당 약 350달러(약 39만원)를 환전하고 있다.

여기에 유통업계가 새로운 홍보 공간으로 메타버스를 꼽으면서 로블록스의 인기는 더 커지고 있다.

일례로 명품 브랜드 구찌는 지난 5월 로블록스에서 디지털 한정판 가방을 475로벅스(약 6000원)에 판매했다. 

당시 구매자들은 온라인 시장에서 완판된 해당 가방을 35만로벅스(약 465만원)에 되팔며 뜨거운 호응을 보이기도 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럭스에서 영화 '인 더 하이츠' 팬들이 촬영지를 재현한 공간에 모여 플래시몹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블럭스]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영화 '인 더 하이츠' 팬들이 촬영지를 재현한 공간에 모여 플래시몹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블록스]

◇ 쑥쑥 성장하는 로블록스...올해 매출 2.7조 기대

로블록스는 당분간 상승가도를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모틀리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사람들이 소통과 사교에 대한 열망을 디지털 공간에서 뿜어내기 시작했다"라며 "로블록스는 더 많은 고객을 끌어모을 것"라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가는 회사가 올해 2조9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조원 수준이었다.

특히 로블록스가 경제 시스템을 확대해 나가면서 회사의 몸집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로블록스의 경제 시스템은 향후 광고의 확대, 외부 기업체의 연계가 확대되면 될수록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라며 "향후 개발자, 창작자에게도 광고 및 스폰서 수익이 분배된다면 유저(이용자)의 메타버스 참여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블록스 코퍼레이션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데이비드 바스주키도 지난 2월 "2021년 사람들이 놀고 일하고 배우는 방식에서 변화를 볼 것"이라며 시스템 다양화를 강조했다.

메타버스 시장의 규모도 덩달아 커질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올해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이 460억달러(약 5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메타버스 후발주자의 굴기도 거세지는 모습이다.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플랫폼 제페토는 최근 '점프 마스터' 등 게임 서비스를 도입해 경쟁사 로블록스를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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