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확진자, 1월 하순 이후 최다 기록...신규 입원자·사망자 수 각각 40% 증가
WHO "지금은 팬데믹에 집단으로 맞붙을 때...이제까지 쌓은 성과 잃어선 안 돼"

영국 윔블던 테니스 실외 경기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관람객들의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목전에 둔 영국에서 하루 3만 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영국 등 코로나19 제한 조치 해제를 검토하는 국가들에게 아직 긴장을 풀 때가 아니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정부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2548명으로 1월 하순 이후 처음으로 3만 명을 넘어섰다. 약 5개월 반 만에 최다 확진자를 기록한 셈이다.

기타 수치에서도 현지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날 영국의 신규 입원자는 386명, 사망자는 33명에 달하며 전날 대비 각각 40% 가량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영국은 이르면 오는 19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규정을 대부분 폐지한다.

또한 기차와 버스, 비행기 등 대중교통과 각 상점 등에서 마스크 착용 등을 포함한 방역 규정을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내달 16일부터는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확진자 접촉 시 자가격리도 면제된다.

이에 WHO는 지금은 코로나19 방역의 고삐를 조일 때라는 점을 강조하며 영국에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백신 접종률이 높은 일부 국가들은) 마치 팬데믹이 이미 끝난 것처럼 긴장을 풀고 있다"라며 "도덕적 또는 역학적,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지금은 세계가 한 마음으로 모여 팬데믹과 집단으로 맞붙을 때"라고 말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도 "우리는 현 상황에서 각국 정부에 지금까지 만들어온 성과를 잃지 않도록 할 것을 요구한다"라며 코로나19 제한 조치 해제를 추진할 시 극도로 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5일(현지시간) 백신 접종 성과를 앞세워 오는 19일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하고 방역을 개인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7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올 여름을 혼돈으로 밀어넣고 있다"라고 비판하며 "자칫하면 몇 백만명이 격리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마스크가 바이러스 전파를 막아서 사람들을 보호하면서도 경제에 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데 왜 존슨 총리는 보지 못하나"라고 비판했다.

헬렌 헤이스 영국 노동당 의원도 "마스크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존슨 총리의 경솔한 결정은 면역력이 낮거나 의학적인 이유로 예방접종이 불가능한 사람들에게는 최악"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영국 정부의 해제 조치가 결국 감염확산의 책임을 국민에게 돌리는 것과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존슨 총리는 "밀집된 곳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상식이고 예의"라며 정부는 방역을 법적 규제에서 개인 책임에 기반한 조치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은 오는 12일 마스크 의무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 해제 조치와 관련된 세부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변수가 없다면 방역 규제는 19일부터 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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