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0시 기준 확진자 1275명 역대 최고치...국내여행 취소 조짐 시작
확산세 지속 및 트래블버블 제동 시 올해 실적 먹구름 계속될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8일 0시 기준 1275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는 소식에 LCC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다시 시름에 잠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여름철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4차 대유행 본격화로 보릿고개가 계속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 곧 공개될 2분기 실적도 어두운 상황이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LCC들은 6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확산세가 계속된다면 LCC들은 성수기인 하계에도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트래블 버블(여행권역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국내 확진자 역대 최고치...'여행 심리 얼어붙을라' 노심초사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1275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최다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틀 연속 1200명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소식에 LCC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거리두기 격상 등 코로나19 방역이 강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여행 심리도 덩달아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벌써부터 여행을 취소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중문의 한 특급호텔은 최근 3일간 260여 건의 취소가 이어졌고, 봄철 성수기 당시 예약조차 힘들었던 제주 렌터카 가동률은 같은 기간 70% 내외로 떨어졌다.

7월 초반부만 해도 항공업계에서는 올여름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태였다.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 속에서 백신 접종 속도는 빨라졌고, 한국이 다수의 국가들 사이에서 방역 우수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제한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주춤했던 해외여행도 정부의 트래블 버블 추진에 조금씩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은 각각 이달 31일과 8월 12일에 인천~괌 노선을 재개할 계획이다. 인천~사이판 노선은 제주항공이 이달 24일, 티웨이항공이 이달 29일부터 운항 재개를 예고했다.

국내선도 제주·부산 등 국내 여행 인기에 지난 4월부터 매달 300만명대의 여객 승객 수를 유지했다. 

LCC들은 일단 자체 방역 수칙을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내며 사태를 진화하는 데 나섰다.

일례로 에어서울은 4차 대유행에 대비해 이달 내로 기내 서비스에 투입되는 모든 인력의 2차 백신 접종을 마무리해 감염 확산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8일 에어서울은 전체 객실 승무원의 97%인 17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승무원은 위 사진과 같은 인증 배지를 착용한다. [사진=에어서울/연합뉴스]

◇ 올해 실적 계속 '먹구름'...트래블 버블 제동 우려까지

이런 상황 속에서 LCC들은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난 2분기 실적 발표도 앞둔 상태다.

지난달 보고서를 낸 증권사 3곳의 제주항공 2분기 매출 전망치는 938억원, 영업손실 전망치는 634억원이다.

항공 수요가 늘어나면서 701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지난해 동기보다 손실 폭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지만 여전히 600억원대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는 분석이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같은 기간 각각 539억원과 3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관측됐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LCC는 국내선 여객 증가와 국제선 기저효과로 매출이 전년 대비 다소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영업 적자 탈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트래블 버블이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사이판과 트래블 버블 협정을 맺었고 현재 사이판과 시행 일정에 대해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싱가포르, 태국, 괌 등 우수 방역국가 및 지역과도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이미 맺어진 트래블 버블 합의는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만 1200명 안팎의 확산세가 계속된다면 다른 국가와의 협정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된다면 여객 사업 의존도가 높은 LCC의 실적은 올해 계속 난항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는 화물 운송량을 높이는 등 기타 사업을 확대하며 경영 위기를 모면하고 있다.

항공업 관계자는 "LCC는 예약률이 떨어지면 운항 편수를 축소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라며 "지금부터 약 2~3주 간의 상황에 따라 LCC 업계의 하계 상황이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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