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업, 반도체 내재화 위해 노력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MCU 등 주요부품 TSMC에 의존
미국 인텔은 포드·GM에 부품 공급...일본 도요타는 부품업체와 합작회사 설립·공동투자 단행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이 부품 내재화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 내재화 동향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공급난이 올해 2분기 정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전망"이라면서도 "내년까지 공급난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대표적인 사업군이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세에 쪼그라들었던 차량용 반도체 주문량이 되살아나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이 반도체 내재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확대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일례로 현대차그룹은 반도체 내재화를 위해 정부의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를 통한 수급난 품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만, 수급 완화에 도움을 주기에 아직 부족하다.

고난도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 대만 TSMC는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마이크로콘트롤유닛(MCU) 부품의 글로벌 생산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부품을 수급하기 위해 해외 기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반면 주요국들은 반도체 내재화를 위해 완성차와 반도체기업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파운드리 산업에 진출한 인텔이 9개월 안으로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할 예정이다.

인텔은 정부 보조금을 기반으로 반도체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대신, 기존 공정에 차량용 반도체 제품을 더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와 부품공급업체 덴소는 팹리스(설계) 합작회사 'MIRISE'를 설립했고,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르네사스에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해외 사례를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도 완성차와 반도체기업 간 협업을 확대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보고서는 가장 이상적인 방안으로 국내 유일 파운드리 공정 기술을 갖춘 삼성전자와, 완성차 대표주자 현대차 간의 협업을 꼽았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는 가전 대비 수요량이 적고 마진율도 낮아 파운드리 기업의 투자 생산 동기가 크지 않다"라며 "진정한 의미의 차량용 반도체 자립화를 위해선 정부가 지원 정책을 적극 펼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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