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트댄스, 중국 규제 당국 면담 이후 상장 무기한 보류
디디추싱·바이트댄스 등 中빅테크에 대한 규제 수위 높아져
사실상 해외 상장 허가제..."빅테크 기업, 대안 모색 중"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의 창업자인 장이밍 최고경영자(CEO)이 지난 3월 중국 규제 당국과의 면담 이후 해외상장 계획을 무기한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바이트댄스 홈페이지]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당국과의 면담 이후 미국 증시 상장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미국에 상장한 중국 모빌리티 기업 디디추싱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중국 테크기업의 해외 상장 문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의 창업자인 장이밍 최고경영자(CEO)이 지난 3월 중국 규제 당국과의 면담 이후 해외상장 계획을 무기한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감독 기구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 관계자는 바이트댄스에 데이터보안 위험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라고 권고했고, 이후 장 CEO는 IPO 계획을 보류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WSJ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미국이나 홍콩 증시에 기업공개(IPO) 추진해왔다.

바이트 댄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343억달러(약 39조4000억원)이며, IPO 추진 당시 시장가치는 1800억달러(약 206조원)에 달할 정도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난 4월 23일 바이트댄스는 “심도 있는 고민 끝에 IPO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자체 판단했다"며 "현재로서는 IPO 계획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WSJ은 회사관계자를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상장을 연기했을 때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부재한 것도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해외상장 철회 여파는 CEO 교체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장이밍 CEO는 지난 5월 20일 사내공지를 통해 "나는 이상적인 경영인으로서 덕목이 부족하다"며 "일상적인 관리 책임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전략과 조직 문화, 사회 책임을 다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번 바이트댄스의 상장 철회 소식은 최근 미국 상장에 상장한 디디추싱 사건 이후 알려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은 지난달 30일 중국 당국의 반대에도 뉴욕 증시에 상장을 강행했다.

하지만 상장 이틀 만에 디디추싱은 국가 안보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중국 당국의 사이버안보 조사를 받았고, 중국 앱 시장에서 디디추싱 앱을 삭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바이트댄스와 디디추싱의 사례처럼 중국 규제 당국의 강도 높은 압박이 겉으로 드러나면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해외상장이 문이 닫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CAC는 최근 해외 시장에 IPO를 준비하는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인터넷안보심사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중국에서 100만명 이상의 사용자 데이터를 보유한 인터넷 기업은 해외 IPO를 신청하기 전에 규제 당국의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사실상 중국 정부가 해외상장 허가제를 도입한 셈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조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 불러올 수 있는 국가 안보 위협을 억제하겠다는 중국의 결의"라고 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규제는 뉴욕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중국 빅테크 기업들에게 악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WSJ은 "뉴욕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일부 중국 기업들은 IPO 절차를 중단하거나 홍콩 증시에 대신 상장하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