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공장에 이어 콰줄루나탈에 있는 삼성 물류창고도 폭도들에 털려
더반 한인 운영 가발공장 등 사업체 여러 곳 약탈...속수무책인 상황

1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제중심 도시 요하네스버그 외곽 알렉산드라의 한 쇼핑센터 안에서 경찰이 약탈 용의자들을 체포해 감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제중심 도시 요하네스버그 외곽 알렉산드라의 한 쇼핑센터 안에서 경찰이 약탈 용의자들을 체포해 감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요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더반에 있는 LG가 폭도들에 의해 약탈과 방화로 전소된데 이어 소요 사태 주요 발생지인 동남부 콰줄루나탈주에 있는 삼성 물류창고도 약탈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간) 현지 기업 주재원 등에 따르면 콰줄루나탈에 있는 삼성 물류창고에 약탈 피해가 발생했다. 남아공 내 판매를 위한 수입 제품들을 보관하는 창고로, 현장 접근도 어려워 정확한 피해 규모 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다.

더반의 삼성 공장은 보안이 강화된 공항 근처에 있어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더반 공장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있는 유일한 TV 생산 공장으로 LG 더반 공장과 생산 시설 규모는 비슷하다.

삼성은 이밖에 남아공 내에 10여 군데의 브랜드숍(특정상표 전문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부분 제품을 게임이나 매크로 등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다.

소요 중심지 더반에도 브랜드숍이 두 군데 정도 있으나 이미 문을 닫은 상태라 아직 별다른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현지 관계자는 전했다.

전날 폭도들에 의해 전소된 더반 LG 공장은 초기 투자만 2000만달러(약 230억원)에 달하며, 액정표시장치(LCD) TV와 모니터의 연간 생산 규모는 5000만달러(약 573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창고에 보관 중이던 완제품과 자재까지 약탈당하고 설비가 불타면서 손실액만 수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LG 현지 사업장은 이전이나 철수, 복구 등 갈림길에 선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더반에선 한인들이 운영하는 가발공장 등 사업체들도 여러 곳 약탈당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광전 더반 한인회장에 따르면 남아공 곳곳에서 약탈이 진행되고 있지만 경찰은 손을 놓고 있고, 투입된 군 병력도 관공서 위주로 배치돼 일반 사업장은 약탈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13일 남아공 소웨토에서 군경에 검거된 약탈 용의자들. [AFP=연합뉴스]
13일 남아공 소웨토에서 군경에 검거된 약탈 용의자들. [AFP=연합뉴스]

폭도들은 대형할인매장에 이어 창고까지 털고 있으며, 미니버스를 타고 가서 매크로 창고를 약탈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온라인매체 뉴스24는 더반 고속도로 N2에서 폭도들과 경찰 간 총격전이 벌어지는 동영상을 올렸고, 보도채널 eNCA방송은 폭동으로 인해 콰줄루나탈의 사망자가 26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13일(현지시간) 현지 경찰은 닷새간 이어진 이번 소요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7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번 남아공 소요사태는 부패 혐의를 받던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이 지난 7일 수감된 이후 각지에서 시위가 벌어지며 시작됐으며, 이 과정에서 폭력과 약탈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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