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신약 사업에 총 4조 투자...양극재 등 전지 소재 포트폴리오 확대에는 6조 투입
신학철 부회장 "업계 최초 탄소중립 계획 발,표.환경보호 넘어 '안전'에도 집중"
'LG에너지솔루션 연내 상장도 가능'

14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3대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 및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화학]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LG화학이 친환경 소재 등 신성장 동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로 혁신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14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중 국내 투자 비중은 약 60%에 달한다.

투자 대상은 ▲친환경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사업 ▲전지 소재 중심 전기 운송수단(e-mobility) ▲글로벌 혁신 신약 등 회사가 꼽은 3대 신성장 동력이다.

신 부회장은 "이제 비즈니스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은 매출과 영업이익에 '지속가능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라며 "이는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과정)부터 전략, 투자 등에 반영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먼저 LG화학은 바이오 소재와 재활용, 신재생 에너지 산업 소재 등 친환경 소재 중심의 지속가능성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한다.

회사는 세계 최초로 ISCC 플러스(Plus) 인증을 받은 위생용품(Bio-balanced SAP)을 이달부터 본격 생산해 미국·유럽 등 글로벌 고객사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핀란드 네스터의 폐식용유 등 식물성 재생·화석연료를 기초 원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위생용품이다.

뿐만 아니라 폐플라스틱의 순환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역량 강화에도 나선다.

회사는 재활용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2025년까지 관련 제품의 매출을 연평균 40% 이상 성장시킬 계획이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부터 화장품 용기의 플라스틱 자원을 100% 선순환시키는 '에코 플랫폼'을 구축하고, 태양광 패널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시장에서도 신규사업을 발굴한다.

또한 LG화학은 전지 소재 부문에는 6조원을 투자해 양극재부터 분리막, 음극바인더, 방열 접착제, 탄소나노튜브(CNT) 등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양극재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회사는 연산 6만톤 규모의 구미공장을 올해 12월 착공할 예정이다. 양극재 재료인 메탈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광산업체와의 합작 체결도 준비하고 있다.

분리막 사업에서는 사업 역량을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과 합작을 검토하고 있고 글로벌 생산 거점도 조기에 구축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회사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2020년 4만톤에서 2026년 26만톤으로 7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전지 소재 부문에서 개발하는 제품에 선제적으로 연구·개발(R&D) 자원을 투입해, 성능 향상과 원가 절감을 위한 소재 혁신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다.

LG화학에 따르면 전지 소재 시장의 규모는 2021년 39조원에서 2026년 100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LG화학/연합뉴스]

LG화학의 생명과학사업본부는 2030년까지 혁신 신약을 2개 이상 보유한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신약사업에 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본부는 당뇨와 대사, 항암, 면역 등 4개 전략 질환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올해 11개에서 2025년 17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M&A와 합작 설립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 현지에 연구법인을 설립하고 임상·허가 전문 인력도 지속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생명과학산업본부는 그동안 신약 파이프라인을 2019년 34개에서 2021년 현재 45개로 확대했고, R&D 투자에 집중하는 등 신약 개발을 추진해왔다.

LG화학은 이러한 계획을 바탕으로 회사의 사업을 ESG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신학철 부회장은 "LG화학은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2050 탄소중립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라며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회사는 직접 감축, 간접 감축, 상쇄 감축이라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ESG 분야에 전사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앞으로도 선도기업으로 계속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업 확대를 위해 공급망을 다각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신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자회사인 만큼 (전지 소재 공급이) 그 중심이 되는 것은 바뀔 수 없다"라면서도 "현재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고, 고객들의 해외 생산 거점을 고려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단순 환경에만 중점을 두는 게 아닌 '안전'에도 주력하겠다는 입장도 나왔다. 앞서 회사는 잇따른 배터리 화재로 위기를 맞았다.

신 부회장은 "회사는 선제적 예방 그리고 집중적인 안전 환경 분야의 투자를 통해 중대사고의 제로(0)화와 즉각적인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며 "올해는 약 4000억원의 예산을 환경 그리고 안전 분야에 투입했다"라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14일 "국내 유수의 배터리 소재 회사들과 경쟁을 해야 하겠지만 LG화학만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사진=LG화학]

한편 LG화학은 이날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신 부회장은 "(상장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연내 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LG화학이 지분 70% 내지 80% 이상을 보유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전지 소재 확대, 친환경 제품 확대 등으로 2차전지 산업에 대한 확고한 사업경쟁력을 확보해 주주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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