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공장 건설 가시화...미국·유럽·중국 등에 10여개 생산시설 추가 계획
반도체 품귀 장기화로 영향력 높아져..."TSMC에 대한 의존도 높아지고 있어"

대만 TSMC 전경 [사진=TSMC]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대만 TSMC의 굴기가 거세지고 있다.

최근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주요 거점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에도 시동을 걸었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일본에서 첫 신규 공장 건설 가능성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라며 "고객 수요를 고려해 최종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TSMC는 올해부터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4조원)를 투자해 회사의 주요 반도체 시설을 신설·증설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VLSI리서치에 따르면 이는 업계 전체 투자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일본 공장 설립이 확정되면 TSMC는 향후 3~4년 내로 최대 10개의 생산시설을 추가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회사는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에 공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TSMC가 일본을 신규 공장 부지로 선택한 배경에는 현지 정부의 적극적인 요청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5월 TSMC에 190억엔(약 2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투자에 대한 자신감은 올 2분기 실적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TSMC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3721억5000만 대만달러(약 15조 2246억원), 순이익 1343억6000만 대만달러(5조 49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9.8%, 순이익은 11.2% 증가한 성적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웨이저자 CEO는 "올해 (메모리를 제외한) 세계 반도체 시장이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이에 따라 TSMC의 올해 매출액도 2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 반도체 공급난이 계속되면서 TSMC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커질 전망이다.

이날 TSMC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전년대비 약 60%가량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회사는 품귀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마이크로콘트롤유닛(MCU) 부품의 글로벌 생산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SMC에 대한 시장의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며 "현재 반도체 업계 상황은 과거 전 세계가 석유 공급을 중동지역에 의존했던 것과 유사하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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