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올해 인도 IT기업에 총 802억원 투자
인도 시장 성장과 텐센트 꼬리표 영향 미친 듯

[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 제공]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인도 시장을 바라보는 크래프톤의 시선이 뜨겁다.

인도와 중국의 갈등으로 한차례 홍역을 앓았던 크래프톤이 올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해 11월 인도 지사를 설립하면서 인도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당시 크래프톤은 인도의 비디오 게임, e스포츠, IT,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1억달러(약 114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했다.

또한 올해 3월에는 인도 대표 e스포츠 기업 노드윈 게이밍에 225억원을, 6월에는 인도 대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인 로코에 다양한 투자자들과 함께 900만달러(약 101억원)의 투자 단행했다.

여기에 지난 14일 인도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프라틸리피에도 베팅하며 크래프톤은 올해 인도 IT기업에 총 7000만달러(약 802억원)을 투입했다.

크래프톤이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14억 인구의 인도 게임 시장이 가진 성장 가능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도의 경제활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됐음에도 불구하고 (인도) 온라인 게임시장은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올해 약 11억달러(약 1조2555억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도 게임시장의 85%가 모바일게임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게임사들이 더욱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KPMG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모바일 게임시장은 2015년 3억6000만달러(약 4100억원)에서 2020년 8억8500만달러(약 1조100억원)로 2배 이상 성장했다.

KPMG는 오는 2024년까지 인도 모바일 게임시장이 연평균 32%의 성장률로 37억5000만달러(약 4조28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의 87.39%인 4028억원을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올렸다.

이러한 전망 속에서 모바일 배틀그라운드가 인도 현지 시장에서 자리 잡는다면 크래프톤이 인도 시장에서 더 많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업계에서는 배틀그라운드가 `텐센트` 꼬리표를 달고 있는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크래프톤이 투자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인도 정부는 중국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118개의 사용을 금지했다.

표면적으로는 보안 등을 내세웠지만 인도와 중국이 국경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만큼 보복적인 성격이 강하다.

이런 가운데 크래프톤의 모바일 배틀그라운드가 중국 게임사인 텐센트를 통해 유통돼 중국 게임으로 분류되면서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었다.

이에 크래프톤은 인도에서 모바일 배틀그라운드를 자체적으로 유통하기로 했지만, 남아있는 `텐센트` 딱지를 제거하기 위해 인도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크래프톤의 노력이 인도 시장에서 빛을 내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크래프톤에 따르면 지난 2일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는 출시 후 일주일 만에 누적 이용자 수 3400만명, 일일 이용자 수 1600만 명, 최대 동시 접속자 수 240만명을 기록했다.

또한 구글 플레이 랭킹도 출시 직후부터 눈에 띄게 상승하면서 정식 출시 24시간 만에 매출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과거의 지표를 회복했다.

임우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본부장은 “인도 이용자들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린다. 계속해서 더 큰 재미를 제공할 수 있도록 콘텐츠 개발에 힘쓸 예정”이라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를 시작으로 크래프톤과 인도의 게임 및 이스포츠 산업이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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