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기본급·성과금 상향한 제시안 전달...노조는 '정년·일자리 유지' 빠져 반발 계속
시장서 '2분기 영업익 최대치' 기대감 커져...파업 돌입 시 하반기 경영 타격 불가피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5월 26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1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 상견례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노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두고 좀처럼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올 2분기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파업 등 노조 리스크가 커진다면 하반기 경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6일 ▲기본급 월 5만9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125%+35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원 ▲무상주 5주 ▲복지 10만 포인트 등을 담은 2차 제시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사측은 기존 안보다 기본급과 성과금을 상향 조정했고, 새롭게 특별합의 주식 5주를 제안하며 노조를 설득했다. 당초 사측은 기본급 5만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100%+300만원을 제시했다.

다만 노조 측은 회사가 여전히 직원들의 '고용 안정'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추가 제시안을 거부했다.

노조는 전동화 흐름에 따라 '사람 손길'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만 64세 정년연장을 약속하고 국내 일자리를 유지한다는 내용의 고용 안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5월 현대차가 올해부터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달러(약 8조4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을 때에도 "무분별한 해외 투자는 국내 제조산업 붕괴와 울산시 공동화, 조합원과 부품 협력사 노동자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오는 20일까지 집중 교섭을 벌인 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개최해 앞으로의 투쟁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현대차가 노조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해 파업 수순에 접어든다면 하반기 경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노사가 '합심'에 뜻을 모은 이래 연달아 우수한 실적을 달성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분기에도 영업이익 1조87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210% 개선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분기 영업이익 최대치를 실현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매출 역시 최대 29조2600억원대를 아우르며 3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전기차 전환이 본격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현대차가 노조의 손을 들어줄지, 아니면 제한적으로 고용 안정에 대한 요구를 받아들일지 주목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 등의 악재를 겪고 있다"라며 "3년 연속 무분규를 실현하고 있는 회사가 파업의 여파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이번 교섭에서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단체협약 일부 개정에는 합의했다.

합의안에는 신입사원 첫 차 구입시 20% 할인, 결혼·출산 축하금 100만원으로 인상, 1인 1실 기숙사 신규 건립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