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7년만에 3500만명 회원 유치

【뉴스퀘스트=전순기 베이징 통신원】 중국인들은 주지하다시피 자녀 교육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꼭 필요한 정보나 용품은 지옥에서라도 구해올 사람들이라고 해도 좋다.

특히 평생을 좌우할 육아 문제와 관련이 된다면 더욱 그렇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이런 사실에 착안해 사업에 눈을 돌릴 경우 단언컨대 절대 실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4차 산업 분야에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대박은 몰라도 쪽박은 차지 않는다.

중국 최고의 육아 전문 콘텐츠 플랫폼으로 손꼽히는 녠가오마마(年糕媽媽)의 성공 사례는 이 사실을 확실히 증명한다.

창업 7년 만에 무려 3500만 명 이상의 회원(팔로워)을 거느린 거목으로 성장,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벤처)을 향해 달려가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지금은 동종업계의 지존으로 군림하고 있으나 녠가오마마의 출발은 다소 의외의 상황에서 시작됐다.

저장(浙江)대학 의대 석사 출신인 창업자 리단양(李丹陽. 36)이 2014년 출산을 하면서 아들의 아명 녠가오로 웨이신(微信. 영문명 위챗) 계정을 만든 후 육아 노하우를 회원들과 공유한 것이 사업의 시초가 된 것이다.

당시 그녀는 육아에만 전념하는 전업주부로 있으면서 사업을 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저 기회가 되면 대학으로 돌아가 강의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꿈을 꾸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저장대학 의대 석사라는 나름 상당한 스펙은 그녀를 전업주부로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이듬해에는 10만 명으로까지 늘어난 회원들이 더욱 많은 콘텐츠를 요구하면서 일을 키울 수밖에 없게도 됐다.

심지어 2016년에는 전혀 예상치 않은 엔젤투자와 시리즈 A 투자 수천만 위안(元. 수십억 원)을 연달아 유치하는 성과까지 올렸다.

그녀는 결국 아이의 아빠인 린웨이(林威)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과거 글로벌 기업 P&G 생산본부의 총감(總監) 경험을 보유한 린 CEO의 합류는 완전 신의 한수가 됐다.

그가 상당한 기대를 하고 구축한 전자상거래 플랫폼 ‘가오마유셴(糕媽優選)’이 소위 대박의 조짐을 보인 것이다.

이는 이해에 처음 실시한 온라인 판매에서 가볍게 매출액 100만 위안을 넘긴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이후에는 말 그대로 거칠 것이 없었다. 아예 대적할 상대가 없었다고 할 수 있었다.

‘가오마유셴’이 매년 11월 11일의 광군제(光棍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때만 되면 수억 위안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육아 용품 쇼핑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것은 완전 덤이었다.

육아 콘텐츠 집결지라는 평가나 수억 위안의 투자 유치 성공은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녠가오마마의 현재 명성에 대해서는 역시 육아 콘텐츠를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허베이(河北)성 옌자오(燕郊)의 주부 쑨후이린(孫惠麟) 씨 같은 수요자의 말을 들어봐야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녠가오마마는 무엇보다 육아 경험이 있는 엄마가 창업자라는 사실을 통해 믿음을 주고 있다. 대부분의 콘텐츠가 이해하기도 쉽다. 더구나 의학적인 전문 지식까지 결합하고 있다. 어떻게 열성 회원이 되지 않겠는가? 내 주변의 대부분 엄마들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앞으로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녠가오마마 창업자 리단양이 전자상거래 플랫폼 가오마유셴을 통해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모습./사진=녠가오마마 홈페이지.

말할 것도 없이 녠가오마마의 성공은 오로지 일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는 명성에만 의지해 얻어진 결과물은 아니다.

부단한 콘텐츠의 다양화 등을 비롯한 노력이 빛을 발했기 때문에 초창기의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지금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아이 영양 보충법, 언어인지, 소아질환, 부모교육(Parenting Education) 등과 관련한 알짜배기 콘텐츠들은 실시간 업데이트되면서 녠가오마마의 업그레이드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녠가오마마는 콘텐츠의 전문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사실 역시 잊지 않고 있다.

수십 명의 현직 의료진으로 구성된 전문가집단을 초빙해 콘텐츠 자문을 받고 있는 것은 이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녠가오마마의 모든 콘텐츠는 출처를 분명히 밝히는 등의 방식으로 일찌감치 신뢰성과 전문성을 더할 수 있게 됐다.

녠가오마마의 성공 비결로는 이외에도 지난 2017년 5월 개설한 이후 발군의 실적을 올리는 유료 강좌 사업이 더 꼽힌다.

초창기 30여 개에 불과한 이들 강좌들은 현재 차곡차곡 쌓여 100여 개 이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매년 수억 위안의 수익을 올리게 만드는 ‘황금알을 낳은 닭’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녠가오마마가 최근 궁극적으로 대학 수준의 육아 전문 교육 기관을 설립하려는 목표를 내건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자사가 실시하는 교육 강좌를 소개하는 녠가오마마의 광고./사진=녠가오마마 홈페이지.

중국의 영유아 시장은 전형적인 블루 오션으로 손꼽힌다.

2020년 기준 시장 규모가 4조 위안 전후에 이른다면 더 이상 설명은 불필요하다.

한화로 708조 원이니 한국 1년 국가 예산보다 더 많다.

더구나 중국이 최근 산아 제한 정책을 완전히 철폐했기 때문에 시장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녠가오마마가 결정적인 헛발질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시장의 선도 업체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말이 된다.

현재 녠가오마마는 증권 시장에 상장돼 있지 않다.

정확한 연간 매출액과 영업 이익이 발표되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최소 연 수십억 위안과 수억 위안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공인되고는 있다.

그럼에도 아직은 완전한 유니콘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상장 얘기가 나온다면 바로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미국 나스닥으로 향할 경우 시가총액 10억 달러는 일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녠가오마마를 유력한 데카콘 후보로 보는 것은 확실히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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