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8500만원...최고급 객실은 1인당 2억3000만원
선사측도 조기 매진에 놀라 "이정도 인기 예상 못해"

2024년 미국발 세계 일주 크루즈 여행 편이 예약 시작 3시간도 안 돼 매진됐다. '세븐 시즈 마리너' 크루즈선의 모습 [리젠트 세븐 시즈 크루즈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2024년 미국발 세계 일주 크루즈 여행 편이 예약 시작 3시간도 안 돼 매진됐다. '세븐 시즈 마리너' 크루즈선의 모습 [리젠트 세븐 시즈 크루즈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펜데믹이 만들어낸 일상의 변화 가운데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것이 마음 놓고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은퇴 후 여행으로 노년의 삶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답답한 일상이 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코로나19 데미지'다.

코로나19가 확산할 수록 떠나고 싶은 욕구도 비례해서 커지고 있다. 이를 대변하듯 8500만원으로 시작하는 2024년 미국발 세계일주 크루즈 여행상품 예약이 순식간에 매진되는 진기록이 펼쳐졌다.

19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크루즈 선사 '리젠트 세븐 시즈 크루즈'가 지난 14일 내놓은 '2024년 세계일주 크루즈 여행 상품' 예약이 판매 시작 2시간30분만에 매진됐다.

이번 여행 상품은 크루즈선 '세븐 시즈 마리너'가 2024년 1월 6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를 출발해 약 5개월 간 남미와 하와이, 남태평양, 호주, 뉴질랜드, 남아시아, 중동과 버뮤다를 포함해 31개국 66개 항구를 거쳐 마이애미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일정에는 인도의 타지마할, 이집트의 피라미드, 호주의 울룰루가 포함되는 등 132일간 바다 위를 떠다니는 초호화 세계일주 프로그램이다.

기본요금은 1인당 7만3499달러(8500만원)로 시작한다. 부부가 함께 갈 경우 1억7000만원이 드는 셈이다. 최고급 객실은 1인당 19만9999달러(2억3000만원)에 달한다.

'세븐 시즈 마리너' 크루즈선 최고급 객실 모습. [리젠트 세븐 시즈 크루즈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세븐 시즈 마리너' 크루즈선 최고급 객실 모습. [리젠트 세븐 시즈 크루즈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선사 측도 여행 상품 인기에 적잖이 놀란 눈치다. 제이슨 몬터규 회장은 "2024년 세계일주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인기가 있을 줄은 몰랐다"며 "이번 세계일주는 단순한 크루즈 여행이 아니라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복귀하는 모멘텀"이라고 밝혔다.

이번 크루즈 여행 상품 매진은 코로나19 종식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를 예측할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크루즈 선사들의 운항 재개는 여전히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의 메이저 크루즈 업체인 카니발 크루즈 라인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누구러들지 않자 이달 말까지 모든 크루즈 운항을 중단하고 있고, 디즈니 크루즈 라인 역시 승무원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엇갈리게 나오자 시험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물론 대형 크루즈 선사들도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항구에 발이 묶인 크루즈선에 관광객을 가득 싣고 출항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세계여행을 손꼽아 기다리던 사람들이 세계일주 크루즈 여행 상품을 예약했지만, 예정대로 마이애미 항구를 떠날 수 있을 지 여부를 코로나19가 결정하는 아이러니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3월부터 크루즈 여행 중단 명령을 내렸으며, 올해부터는 승무원 98%, 승객 97%가 백신을 접종하는 조건으로 크루즈 운항을 재개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