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차 임단협 교섭 시작...정년연장·일자리 유지 등 노조 주장 받아들여질지 주목

현대자동차 노사가 여름 휴가 전 마지막 협상에 돌입했다. [사진=현대자동차 노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두고 여름휴가 전 마지막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상견례에서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현대차는 곧장 파업 리스크에 빠지게 될 전망이다. 3년 연속 무분규 합의가 깨지는 것이다.

20일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울산공장 본관에서 제17차 임단협 교섭을 시작했다. 

사측은 앞서 선보인 1·2차 제시안보다 한층 강화된 내용으로 노조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교섭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추가 제시안'을 거듭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업계는 사측이 노조의 고용 안정 요구를 얼마나 반영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노조는 전 세계 완성차업계가 전동화 흐름에 따라 격변기를 맞이한 가운데 만 62세 정년연장과 국내 일자리 유지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다만 사측은 시장의 상황을 반영해 노조의 요청을 제한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노조가 고용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 공장이 새 차종의 생산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전기차 등 미래자동차 각축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생산 확대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날 교섭에서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경우 현대차는 파업 등의 악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노조는 "이번 주 교섭이 여름휴가 전 마지막 교섭"이라고 단언했다.

노조는 지난 13일 중앙대책위원회(중대위)를 열고 20일을 집중교섭을 위한 성실교섭 기간으로 정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임단협 교섭은 노조 내부 반발로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교섭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노동 현장 조직들이 교섭장 앞을 봉쇄하고 노조 측 교섭 위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현장 조직들은 과거 투쟁 과정에서 생산라인 점거 등 불법행위로 해고된 노조원들 복직에 대해 현 노조 집행부가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을 규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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