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잠정합의안에 고용안정 위한 '특별협약' 도출...3년 연속 무분규 타결
한국GM은 오늘부터 부분파업 돌입...부품대란·실적부진 악재 속 상생 택할지 주목

마주 앉은 현대차 노사 교섭 대표들 [사진=현대차 노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자동차업계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두고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노사간 잠정합의에 이른 반면 한국지엠(GM)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17 차례의 상견례를 거쳐 극적인 합의에 도달한 반면, 한국GM은 부분파업 결의로 쟁의행위 지침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사는 전날 열린 17차 교섭에서 올해 임단협에 대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3년 연속 무분규 협력을 다졌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7만5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200%+350만원 ▲품질향상 및 재해예방 격려금 230만원 ▲미래경쟁력 확보 특별합의 주식 5주 ▲주간연속 2교대 포인트 20만포인트(20만원 상당)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래시장 상품권 1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자동차 산업 격변기 속 미래 준비와 고용 안정을 위한 '산업전환 대응 관련 미래 특별협약'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됐다.

이 특별협약에는 글로벌 생존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자의 고용안정 확보 ▲부품 협력사 상생 실천 ▲고객 및 국민의 신뢰 강화 등에 노사가 협력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다만 노조가 주장한 정년연장과 해고자 복직과 관련된 이야기는 포함되지 않았다. 사측의 인사·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현대차 노사는 3년 연속 파업 없이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노조는 사실상 마지막 교섭이었던 이번 상견례에서 결론이 나지 않으면 파업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 대전환기에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노사가 합심해 재해 예방과 품질 경쟁력을 높여 미래 모빌리티 시대 세계 일류로 도약하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이 오는 27일 열리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되면 올해 임단협은 막을 내릴 수 있게 된다.

한국GM 노사는 임금협상 과정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한국GM에서는 파업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2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부분파업 등 투쟁지침을 마련했다.

이에 노조 조합원인 한국GM 전반조와 후반조 생산직 근로자들은 21일부터 각각 2시간씩 파업을 한다. 잔업과 특근도 거부하고,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도 금지한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일단 21일 하루만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사측의 태도 변화를 보며 추후 투쟁지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 5월 27일부터 13차례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지만 양측의 의견차는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월 기본급 9만9000원 정액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등 1000만원 이상 수준의 일시금 ▲인천 부평 1·2공장과 경남 창원공장의 미래 발전계획 확약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월 기본급 2만6000원 인상과 일시·격려금 400만원 지급 방안을 제시했다. 신차 배정도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생산계획을 연장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추후 교섭 일정은 미정이지만 노조가 사측의 태도 변화를 강조한 만큼 부분파업 이후인 22~23일이 임단협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한국GM 노사가 현대차와 같이 여름휴가 이전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회사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수출 및 내수 실적 부진 등을 겪고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노사의 '상생'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임금협상을 타결할 수 있도록 성실히 교섭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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