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사업 다변화·차세대 먹거리 사활...LCC는 자본잠식 개선 위해 유상증자 추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주째 네자릿수를 기록한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찾은 이용객이 출국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시름에 잠긴 항공업계가 경영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불황형 흑자를 이어가는 대형 항공사들은 기타 사업에서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고,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며 악재를 버티는 모습이다.

21일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4차 대유행 우려가 커졌던 지난 5일부터 이날 5시까지 국내 항공사들의 국내·국외선 여객 실적은 318만8757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282만4873명)보다 약 12.8% 증가한 성적으로, 항공사들이 작년보다 개선된 여객 성적을 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국내 항공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경영을 정상화하지 못했고, 감염 재확산으로 하반기 운영에도 먹구름이 꼈기 때문이다.

이에 대형 항공사들은 수익성 확보와 차세대 먹거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한항공은 여행이 제한된 상황에서 스카이패스 마일리지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600포인트로 월 4900원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이용할 수 있다.

성장 가능성이 큰 우주사업에도 본격 시동을 걸었다. 대한항공은 소유하고 있는 보잉 747-400 기종 항공기를 활용해 서울대학교와 함께 공중 발사체 개발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국제선 무착륙 관광 비행을 운항하며 여객 수익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대형 항공사들이 화물 특수에 힘입어 불황형 흑자 혹은 비교적 개선된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했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 매출 비중은 각각 67.0%와 7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항공사가 사실상 여객 수송보다 화물 운송으로 버텨왔다는 의미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 [사진=연합뉴스]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LCC는 일단 발등에 급한 불을 끄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국내 LCC 상장사 4곳 가운데 티웨이항공을 제외한 진에어, 에어부산, 제주항공 등 3곳은 자본잠식 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주항공의 자본잠식률은 28.7%에 달한다.

이들은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추진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으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시동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가장 먼저 자본 확충에 나선 곳은 부채비율이 886%에 달한 티웨이항공이다. 회사는 지난 4월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를 상대로 8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티웨이항공은 운영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며 부채비율을 410%로 줄였다.

부분 자본잠식 상태인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자본잠식률 34.4%)도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제주항공은 내달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를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실시, 이후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에어부산도 오는 10월 250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진에어(자본잠식률 42.4%)은 자본 확충 방안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리스료를 줄이기 위해 올해 총 5대의 항공기를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여객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며 "유동성 대응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1000명대를 기록하면서 항공사들의 하반기 실적에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항공사들의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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