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반도체·코로나19에도 최고치 달성...기아도 매출·영업익 최고기록 뚫어
하반기 반도체난 우려 계속...연간 발주와 차세대 모델 출시로 '돌파구 마련' 총력전

현대차·기아의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현대차그룹의 형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의 악재를 딛고 올해 2분기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처음으로 분기 매출 30조원 선을 돌파했고, 기아는 고수익 차종의 인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사상 최대 성적표를 받았다.

22일 현대차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38.7% 증가한 30조 3261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2010년 이후 최대 수치다.

영업이익도 1조886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9.5% 증가했다. 2014년 2분기(2조872억원)을 기록한 이후 7년만의 최고치다.

글로벌 시장 판매가 늘어난 게 견인차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2분기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73.6% 급증한 83만667대를 판매했다.

이에 국내외 판매량도 전년 동기보다 46.5% 증가한 103만1349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에 따라 주요시장 판매가 성장하면서 해외시장 판매가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기아도 고수익 차종인 레저용차량(RV) 인기에 역대 분기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아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8조3395억원, 영업이익은 1조487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61.3%, 924.5% 증가했다. 이 또한 IFRS 도입 이후 사상 최대치다.

실적 호조에는 쏘렌토와 카니발 등 회사의 RV 차량이 효자 노릇을 했다. 중국을 제외한 RV 판매 비중은 작년 동기보다 2.8%포인트(p) 상승한 56.5%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판매 성적도 좋았다.

기아의 2분기 해외 판매량은 60만5808대로 전년 동기보다 70.9% 늘었다. 이에 국내외 판매실적도 작년 동기 대비 46.1% 증가한 75만4117대를 기록했다.

기아는 "반도체 부족과 비우호적인 환율 환경 속에서 코로나19 영향 완화에 따른 글로벌 시장 수요가 급등했고 고수익 신차 판매가 확대됐다"라며 "이로 인해 수익성 확대를 이끌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는 이 같은 호실적에도 하반기 경영환경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주요 국가의 경기가 개선되고 있고 코로나19 기저 효과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좀처럼 진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상반기에 각각 7만대와 6만대 규모의 생산 차질을 겪었다.

양사는 이날 각 본사에서 컨퍼런스 콜을 진행해 하반기 경영 상황에 대한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이들은 글로벌 반도체난이 2분기 정점을 찍었고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일부 품목의 반도체 공급 부족이 3분기에도 이어지고 4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기아는 "완전히 반도체 수급을 정상화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4월 열린 현대차·기아 중국 전략 발표회에서 아이오닉 5와 EV6가 소개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연합뉴스]

때문에 현대차·기아는 현 문제에 대응하고 향후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대책 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현재 전사 역량을 총동원해 반도체 추가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라며 "공급 안정화를 위해 연간 발주를 추진하고 있고, 올해와 내년 물량에 대한 연간 발주는 완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상현 기아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전무)도 "반도체 수급이 4분기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전체적으로 3분기는 사업계획 수준으로 생산하고 4분기에 증량한 생산을 통해 올해 최대 290만대 수준의 생산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원자재 가격 상승, 3분기 영업일수 감소 등에 따라 글로벌 재고가 부족해지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하반기부터 차세대 모델을 최전선에 내세워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생산 정상화로 판매량을 늘리고, 기아는 첫 전기차 EV6의 출시 및 생산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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