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영업익 전년 동기와 비슷...코로나19 여파로 PC부문 호조 이어져
반도체 공급난 2023년까지 계속...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할지 촉각

미국 오리건주 소재 인텔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과정을 살펴보는 직원의 모습. [사진=인텔]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에 재도전장을 내민 인텔이 지난 2분기 PC 수요 급증에 힘입어 견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종합반도체 기업 인텔은 올해 2분기 매출 196억달러(약 22조원), 순이익 51억달러(약 6조원)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5% 하락, 영업이익은 2.7% 줄어들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잇따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이 마이너스 실적에도 우려를 표하지 않은 이유는 당초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앞서 팩트셋 리서치 시스템즈 등 미 증시에서 영향력이 큰 주식평가기관들은 인텔이 2분기에 매출 178억달러(약 20조원)를 기록하는 데 그쳤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증으로 재택·원격수업과 집콕 등의 수요가 늘면서 PC 사업이 호조를 맞이한 게 견인차 역할을 했다.

PC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 증가한 101억달러(약 12조원)를 달성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하루에 100만대 이상 PC가 출하되고 있다"라며 "출시된 지 4년 이상 된 윈도10 기반 PC 4억대의 교체 주기도 빨라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매출이 큰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65억달러(약 7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 줄었다.

글로벌 업계는 인텔이 이에 대해 "치열한 경쟁 환경 때문"이라고 밝힌 만큼 경쟁업체 AMD의 서버용 칩이 점유율을 높인 게 영향을 준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이외 사물인터넷 부문은 매출 13억1100만달러(1조5000억원)·영업익 9600만달러(약 4600억원)를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보다 60.7%, 500.0% 급증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사업도 매출액 10억9800만달러(약 1조2600억원)·영업익 4억200만달러(약 4600억원)를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3.8% 줄었지만 영업익은 24.8% 확장됐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사진=인텔]

한편 인텔은 이날 자동차·스마트폰·가전 등 전방위로 퍼진 반도체 공급난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겔싱어 CEO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산업이 수급 균형을 회복하는 데까지 1~2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라며 "아직 갈 길이 멀고 제조역량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대신 "인수·합병(M&A)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배제하지도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업계는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 다시 뛰어든 만큼 동력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최근 싱가포르 경제개발청과 협력해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꾸리는 등 외형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이다.

WSJ는 "M&A는 약 3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며 "최대 규모의 인수로 겔싱어 CEO가 반도체 사업에 얼마나 진지한지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