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최고 100% 이상 성장…"자영업자 등 이자 부담 줄여줘야" 지적 잇따라
금리 인상 앞두고 투자자들은 불안…"개인들 빚내서 하는 무리한 투자 중단해야" 조언도

[사진=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제공]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지난해부터 계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도 국내 대형 금융그룹들은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까지 발표된 주요 금융그룹의 상반기 실적을 보면 KB금융그룹이 전년대비 44.6%(7630억원) 증가한 2조47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하나금융그룹도 30.2%(4071억원) 상승한 1조75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다.

특히,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상반기(6605억원) 보다 무려 114.9% 증가한 1조4197억원을 기록하며, 이미 전년도 전체 순이익(1조3000억원)을 초과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금융그룹도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2분기 호조에 힙입어 2조3000억 가량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이미 지난 1분기 1조1118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비 있다.

이들 4대금융그룹의 호실적에는 저금리 기조로 인한 증시활황과 부동산시장 열기로 인한 대출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계속된 이른바 영끌 빚투로 인해 대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은행은 물론 증권사, 캐피탈, 보험 등 비은행권의 수익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의 경우 KB국민은행이 1조42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KB증권은 3744억원을 기록하며 반기 실적으로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KB손해보험도 경우 상반기 희망퇴직 등으로 인한 비용증가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보험 및 일반보험 중심으로 전반적인 손해율이 개선되며 14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하나금융도 하나은행이 1조25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주요 비은행 관계사인 하나금융투자가 2760억원(전년 동기 대비 60.0% 증가), 하나카드 1422억원(117.8% 증가), 하나캐피탈 1255억원(49.3% 증가)을 각각 기록했다.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의 경우 우리은행이 1조2793억원, 우리카드 1214억원, 우리금융캐피탈 825억원 및 우리종합금융 440억원을 나타냈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 금리 인상 앞두고 금융시장 불안 고조

대형 금융그룹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정작 금융시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인은 하루가 다르게 급속하게 불어나는 가계부채 때문이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1666조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의 1504조6000억원보다 10.72%(161조4000억원) 늘었다.

최근 불어난 가계부채는 대부분 증시나 부동산 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이후 증시와 부동산 시장은 활황이 유지됐고,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영끌, 빚투가 이어졌다.

문제는 계속된 저금리 기조로 인해 자산시장의 버블이 생겨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최근 경제 주체들의 위험선호가 지속하면서 차입에 의한 자산투자가 이어졌다"며 "건전성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저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한 거시건전성 규제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최근의 추세가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시 경제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통화 정상화로 대처해 나갈 필요성이 보다 커졌다"고 밝혔다.

특히 "금리인상이 늦으면 늦을수록 더 많은 대가를 치르기 때문에 연내에는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말해 조만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개인들도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의 무리한 대출은 결국 파국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감한해 안정적 투자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을 받아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해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것을 지켜본 사람들에게 대출 확대는 능력이 된 것처럼 보인다"면서 "최대한 빚을 내 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여전히 매우 강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우찬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가 오를 경우 부채로 인한 문제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빚을 내 투자하도록 부추기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자영업자 대출도 840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대출도 65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전체 금융시장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일러스트=연합뉴스]
[일러스트=연합뉴스]

◆ "금융사들 자영업자·중소기업 상대 예대마진 줄여 ESG경영 실천해야"

한편, 일부에서는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줄여 영세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국내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릴 때마다 예금 금리보다 대출금리 인상 폭을 크게 해 막대한 불로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물론 금융그룹도 기업으로 이익 창출로 인한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다만 국가 전체의 위기 상황에서 공공적 성격이 강한 은행 등 금융사들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4대 금융그룹을 비롯한 주요기업들은 ESG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SG경영의 중심에는 동반성장과 사회공헌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분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위기 속 상생을 위해 국내 대형 금융그룹들이 앞장서 영세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금융권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한계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저소득자 등 어려운 계층의 이자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며 "이게 어렵다면 당국이 위기 국면에서의 금리인하 요구권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석진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하지만 금융권의 비이성적 행태를 방치하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라며 "금융기관이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당국이 나서 대출금리나 거래 수수료 등을 인하하고, 어려운 계층에 대해서는 이자 유예나 감면이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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