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이철형 와인소풍 대표/와인칼럼니스트】 전국이 35℃ 안팎의 폭염속에 빨갛게 불타고 있다. 어떤 곳은 38.7℃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마치 가마솥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고 햇볕에 나가 있으면 2~3분도 안 되어 탄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더우면 우리는 커피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그런지 집에 냉장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의 얼음도 동이 난다.

몸이 힘들다 보니 감각적으로도 진한 것보다는 연한 것, 그리고 체온 조절을 위해 차가운 걸 찾는 자연스러운 현상 때문인 것 같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계절별로 어울리는 와인이 있다.

이런 폭염하에서는 알코올 음료 자제가 좋겠지만 그래도 마셔야 한다면 무엇이 좋을까? 그리고 어떻게 마시면 좋을까?

한낮의 축축 처지는 자신을 일깨우고 잠도 오지 않는 푹푹 찌는 열대야의 여름밤을 이겨내는 비결을 와인과 와인 칵테일에서 찾을 수 있다.

인류 역사의 한켠에는 그렇게 무언가 새로운 방도를 찾아 무더위를 이겨내는 지혜의 역사가 존재하지 않겠는가?

몸에 부담을 덜 주면서 기분을 좋게 해주는 여름에 마셔도 좋을 만한 와인과 와인 칵테일, 그리고 마시는 방법을 알아보자.

우선 여름에 와인을 맛있게 마시는 기본 팁!

우선 화이트와인이나 레드와인을 여름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2~3℃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잔에 따라 놓으면 온도가 빨리 올라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몸의 온도가 더위로 인해 올라가 있으니 좀 더 차게 마시면 기분이 훨씬 상쾌해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는 레드와인보다는 화이트와인이 여름철에 더 좋다.

상대적으로 가볍기 때문이고 풀향, 꽃향, 과일향,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맛이 가져다 주는 상큼, 신선함이 기분을 업 시켜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레드와인을 마셔야 한다면 기본적을 산도가 높고 라이트 바디한 와인이 좋다. 예를 들면 피노 누아, 가르나차, 산지오 베제로 만든 와인이 카베르네 소비뇽, 시라, 메를로, 진판델로 만든 와인 보다는 좋다.

몸의 감각 기관의 짐을 덜어주자는 의미다.

화이트와인의 경우에도 가급적이면 오크 숙성을 하지 않은 와인이 좋고 품종으로는 뉴질랜드산 소비뇽 블랑, 오크 숙성하지 않은 샤르도네, 피노 그리지오, 새콤 달콤한 리슬링 등이 좋을 듯하다.

이것저것 따지기 귀찮은 경우에는 로제 와인을 선택하면 된다.

화이트와 레드와인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서 산도는 물론 아주 옅은 탄닌감이 있는 데다가 색깔까지 황금 오렌지색부터 루비, 핑크, 진홍색까지 다양하기에 낭만적이기까지 하고 기본적으로 10~12℃로 차게 해서 마시는 와인이기 때문에 더위까지 식혀 준다.

게다가 웬만한 모든 요리와도 어울리니 금상첨화이다.

이것저것 따지기 귀찮을 때 찾는 또 하나의 선택은 스파클링 와인이다.

여름철에 사이다나 콜라를 찾는 이유가 거품이 주는 청량감과 시원함 때문인데 여기에 스파클링와인은 산도까지 있으니 더 상쾌함을 선사한다.

스파클링와인도 샴페인, 까바, 스푸만테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나 이런 폭염하에서는 효모향이 덜 나는 프로세코, 까바나 스푸만테 쪽이 좋다. 쉬르 리(Sur lees)라고 하여 발효가 끝난 효모와 함께 오래 숙성시킨 와인의 경우 효모향이 진하게 올라오는데 이건 왠지 향부터 무게감을 느끼게 하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

와인 말고 와인을 희석시켜 마시는 와인 칵테일이 있다.

알코올 도수도 낮추고 시원함에 청량감을 더해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나 한여름 한낮에 그늘에 앉아서 작열하는 태양을 바라보며 마시는 와인 칵테일은 천국에 앉아서 빛의 분수를 보는 느낌이다.

태양의 나라 스페인에서 유래한 샹그리아가 그 주인공 중의 하나이다.

화이트든 레드든 와인에 스파클링 워터, 오렌지 조각이나 레몬 조각을 넣고 기호에 따라 흑설탕을 적당량 넣고 얼음 조각을 띄워 마시는 샹그리아다.

우리 수정과처럼 시나몬을 넣기도 한다.

집에서 만들어 마셔도 되고 이미 나와 있는 기성품을 사서 마셔도 된다.

이 샹그리아 역시 적정 음용 온도는 10~12℃이다.

스페인만 있을 리라 없다. 이탈리아판 와인 칵테일도 있다.

이름하야 스프릿츠(Spritz)!

베니스에서 서빙되는 스프릿츠. [사진=위키피디아]
베니스에서 서빙되는 스프릿츠. [사진=위키피디아]

이것은 원산지의 지명까지 넣어서 스프릿츠 베네치아노라고도 하는데 말 그대로 베네토 지역에서 유래된 칵테일이다.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인 프로세코(프로세코로 유명한 곳이 베네치아 지방이다)와 이 지역에서 나는 리큐르 브랜드인 아페롤(Aperol)에 소다 워터를 블렌딩하여 만든다, 그래서 아예 아페롤 스프릿츠라고도 한다. 코카콜라, 펩시콜라라고 하듯이.

아페롤 스프릿츠. [사진=위키피디아]
아페롤 스프릿츠. [사진=위키피디아]

이 아페롤이라는 회사를 캄파리(Campri) 라는 증류주와 와인 생산 그룹이 매입하면서 자사 브랜드의 리큐르를 아페롤 대신에 넣어 캄파리 스프릿츠라고 부르는 칵테일도 만들었다.

이 세가지 블렌딩에 오렌지나 레몬 조각을 가니시로 얹어서 서빙하는데 물론 얼음은 기본이다. 원래는 프로세코 대신에 가벼운 드라이 화이트와인을 사용하였었으므로 기호에 따라 화이트와인을 활용해도 된다.

아페롤. [사진=위키피디아]
아페롤. [사진=위키피디아]

베이스 와인으로 샴페인으로 사용한 것도 있다.

바로 그 유명한 미모사(Mimosa)라는 칵테일이다.

샴페인에 시트러스 계열의 주스, 특히 오렌지 주스를 블렌딩한 칵테일이다. 여기에 이탈리아의 아페롤을 추가 하여 아페롤 미모사를 만들기도 하고 블루베리 시럽에 레모네이드를 넣은 레모사(Lemosa)라는 변형으로 진화시킬 수도 있다.

미모사. [사진=위키피디아]
미모사. [사진=위키피디아]

자, 이제 와인이나 와인 칵테일로 찜통 더위를 이겨내는 지혜를 발휘해서 건강하면서도 즐거운 여름 추억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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