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도 2조6946억원 달성...비대면 수요 증가에 D램·낸드플래시 활황 견인
EUV 제품 양산하며 호조세 계속...수요 대응 위해 M16 등 설비투자 계획대로 진행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지키고 있는 SK하이닉스가 3년 만에 분기 매출 10조원을 뚫는 쾌거를 기록했다.

27일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액 10조3217억원, 영업이익 2조6946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 각각 19.91%, 38.3% 증가한 성적으로, 매출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초호황기)를 맞이했던 2018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실적 호조에 효자 역할을 한 것은 단연 '메모리반도체'다. 

회사는 이날 실적발표와 함께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상반기 메모리 시장은 연초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D램 수요가 견조했던 게 실적 개선에 주요 역할을 했다.

SK하이닉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집콕 수요가 증가하면서 PC·그래픽·컨슈머용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었고,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회복세에 돌입하면서 매출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중 10나노급 2세대(1y)와 3세대(1z) D램 등 첨단 공정 제품과 128단 낸드플래시 제품 판매가 증가한 것이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를 맞이하면서 메모리 시장이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연간 D램 시장 수요 성장률은 당초 기대했던 20%를 넘어 20% 초반대 수준이 예상된다"라며 "낸드플래시의 연간 수요 성장률도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30% 중후반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올 하반기 D램의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고 낸드플래시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먼저 극자외선 노광장비(EUV) 기술을 적용한 4세대(1a) 나노미터(nm) D램 제품을 올 하반기에 본격 공급·판매한다.

SK하이닉스는 "DDR5 제품도 올 하반기 양산에 돌입해 시장의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DDR은 메모리반도체에 탑재돼 장시간 사용해도 성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DDR5는 DDR4보다 성능을 개선한 제품으로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DDR5를 적용한 제품 수요가 2023년쯤 전체 시장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128단 기반의 모바일 솔루션과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연말에는 176단 낸드 양산에도 돌입한다.

여기에 중화 고객사의 고용량 모바일 메모리 채용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올 3분기 낸드플래시 부문에 '턴어라운드'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제기됐다.

SK하이닉스가 EUV(극자외선) 기술을 활용해 양산하는 10나노급 4세대 D램. [사진=SK하이닉스]

다만 부품 재고가 곳간을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시장에서 메모리 소비 수요는 수급 전망보다 강한 상태"라며 "수요 공급의 전체 재고를 고려했을 때 감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품 수급에 따른 일부 조정이 있지만 근본적인 수급 구조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메모리반도체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설비투자는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전체적으로 메모리 공급사들의 재고가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라며 "내년에도 현재와 같은 수요 성장을 예상한다면 이를 위한 설비투자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회사는 올 하반기 일부 반도체공장에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메모리 경쟁력 확보에 대한 뚝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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