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반도체 대란에 빠진 가운데, 전기차 대표주자 테슬라가 차량 인도를 확대하며 역대 최고 분기 순이익을 달성했다.

26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지난 2분기 11억4000만달러(1조31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처음으로 10억달러 선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1억400만달러)와 비교했을 때 10배 증가한 성적으로, 8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달리고 있는 셈이다.

매출도 119억6000만달러(13조8100억원)를 기록하며 작년 동기 60억4000만달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미 현지 증권가의 추정치 113억달러(12조9900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중 자동차부문 매출만 떼고 보면 매출은 102억1000만달러(약 11조8000억원), 영업이익률은 28.4%를 기록했다.

실적 호조세에는 20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인도한 게 견인차 역할을 했다.

테슬라는 2분기에만 20만6500대의 전기차를 생산했고 고객인도는 20만1300대를 기록했다.

이중 주력 차량인 모델3와 모델Y에서만 20만4100대를 생산했고 20만대 가량이 전 세계에 인도됐다.

특히 중국 현지 판매가 늘어난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에 다르면 테슬라의 2분기 중국 판매대수는 약 9만2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소식에 외신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판매 호조가 글로벌 반도체 품귀와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의 이슈를 상쇄하면서 매출·이익 모두 증권가 추정치를 뛰어넘었다"라고 말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가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을 피해 분기별 사상 최대 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좀처럼 진화되지 않으면서 부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부 기업은 주력 생산공장 가동을 감축·중단하며 생존법을 찾고 있다.

테슬라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고객에게 전달될 예정이었던 첫 번째 전기 픽업트럭에 대한 회사의 계획도 부품 문제의 영향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일시적으로 공장을 폐쇄하도록 만든 반도체 부족 현상은 여전히 심각하다"라며 지연 조치가 내려진 일부 차량들의 구체적인 생산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반도체 공급사와 물량을 조정하면서 전기차 세단을 만드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업체와 새벽 1시까지 많은 전화를 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는 비트코인 투자에서는 예상했던 대로 가격 급락에 따른 손실을 입었다.

테슬라가 지난 2월에 구매한 15억달러(약 1조73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은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평가 가치 24억8000만달러(약 2조8600억원)를 기록했지만, 2분기 가격 급락이 시작되며 2300만달러(265억원) 손실을 봤다.

이에 CNBC방송은 "비트코인 가격이 2분기에 40% 이상 폭락하며 테슬라의 비트코인 보유분 가치가 1분기보다 크게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다만 2분기 순이익에 비해 손실 규모가 미미한 편에 속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관련 타격은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