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 거버, 치리오스 등 "생산비용 증가로 가격 2% 정도 인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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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29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식품업체들이 생산비용 증가를 이유로 소매가 인상을 시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네슬레, 거버, 치리오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은 생산비용 4% 증가를 상쇄하려면 가격을 2% 정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올가을에는 더 많은 돈이 먹는 데 지출될 것으로 보인다.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이 사실상 수년간 없다가 매우 급격한 상승세"라며 "거기에서 직접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레버 CEO 앨런 조프도 원자잿값 상승 때문에 생산비용이 10년 만에 최고 속도로 늘고 있다고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기업들은 선물거래 등으로 원자잿값 급등 위험을 일부 회피하고 있으나 운송비 증가와 같은 요인은 거의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식품 수요가 증가하자 기업들은 비용 증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원자재값 상승, 운송비 급증 등으로 식품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EPA=연합뉴스]
​원자재값 상승, 운송비 급증 등으로 식품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EPA=연합뉴스]

식품값 상승 우려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기후변화 심화가 자리를 잡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때문에 각국의 방역규제가 강화돼 물류 정체가 빚어지면서 원자재를 실어나르는 비용이 늘었다.

또 극단적 가뭄이 이어지면서 미국과 브라질 등지에서 곡물 생산량이 급감해 원자재 가격이 뛰어올랐다.

수요 측면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기에 억눌린 소비가 부활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식품 수요는 팬데믹 절정기에 외식이 줄면서 위축됐다가 백신 보급, 방역규제 완화로 급격히 회복하는 추세다.

중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딛고 돼지 사육을 재개한다는 점, 고유가 때문에 곡물을 원료로 한 에너지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거론된다.

코로나19의 경제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된 통화·재정정책도 식품값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책금리 인하와 재정지출 확대로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CNN은 식품값을 비롯한 물가의 상승이 팬데믹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 글로벌 경제 체질이 변하고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자의 경우라면 기업활동 비용이 늘어나 소비자의 구매력이 위축되는 새 시대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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