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는 지주회사 역할 수행...탄소배출 제거한 사업별 체질 개선 가속화
2030년까지 배터리 생산능력 500GWh 확보...친환경 석유 비즈니스 모델도 구축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김준 총괄사장이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그린기업 대전환을 선언한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E&P(석유개발) 사업을 독립회사로 분할시키기로 결정했다.

4일 SK이노베이션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회사의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차원에서 주요 사업의 분할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두 사업은 오는 9월 16일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후 10월 1일부로 신설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SK이엔피 주식회사(가칭)'로 공식 출범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를 개발하는 지주회사로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두 사업의 분할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진행된다.

SK이노베이션은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되며,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는 신설되는 회사로 각각 이전된다.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와 서비스형 배터리(BaaS),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등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미래 사업을 운영한다.

SK이엔피 주식회사(가칭)는 석유개발을 위한 생산·탐사 사업과 탄소포집 및 저장(CCS) 사업을 각각 수행할 계획이다.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은 "이번 분할은 각 사업의 특성에 맞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성을 높여 본원적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각 사업별 투자 유치와 사업 가치 증대를 통해 경영환경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분할이 자사의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성장전략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지난달 1일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회사의 정체성을 탄소사업에서 친환경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며 주요 사업의 체질을 바꾸겠다고 예고했다.

배터리 사업에게 있어 독립회사 전환은 선순환 체계를 확립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1테라와트+알파(α) 규모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배터리 사업은 이번 분할에 따라 글로벌 상위 기업으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한국과 미국, 중국, 헝가리 등 거점에서 운용하고 있는 연간 40GWh(기가와트시)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ESS·플라잉 카·로봇 등 새로운 배터리 적용 시장을 확장하고, 배터리 제품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BaaS 플랫폼 사업 등 신선장 동력에 본격 시동을 걸 예정이다.

여기에 특히 E&P 사업의 분할은 그린사업 전환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결정이었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그동안 석유 사업은 탄소 배출량이 많아 환경에 피해를 준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분할을 통해 E&P 사업이 축적한 석유개발 사업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탄소 발생 최소화를 목표로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을 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P 사업은 지난 5월 CCS 사업과 관련해 국책과제 협약을 체결하는 등 그린 비즈니스 분야로 재탄생하는 데 주력하기도 했다.

김준 총괄사장은 "이번 분할 결정은 각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구조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며 "그린 성장 전략을 완성시켜 이해관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기업가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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