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탄 스텔란티스, 하반기 생산차질 예고...GM은 북미공장 3곳 셧다운 준비
완성차 실적호조는 '반쪽짜리'...현대차 등 국내기업도 하반기 수급 우려 내비쳐

미 제너럴모터스(GM)의 미시간주 랜싱 조립공장에서 직원이 검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GM]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반도체 대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하반기 전망도 어두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하반기 운영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차량 생산이다.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수급이 삐걱거린 일부 기업들은 부품 곳간이 바닥을 보이면서 공장 가동률을 줄이고 있다.

최근 생산 차질에 대한 대외적으로 우려를 내비친 곳은 스텔란티스다.

스텔란티스는 올 초 이탈리아·미국 합작회사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자동차그룹 PSA가 합병하며 탄생한 기업으로, 지프·푸조·크라이슬러 등의 차량을 만들고 있다.

이날 스텔란티스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58억유로(약 7조8700억원)를 기록하며 호황을 맞았지만 품귀현상에 원자재 가격이 더 오르면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판매량 기준 글로벌 순위 3위에 오른 기업이다.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려야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스텔란티스는 올해 상반기 생산계획을 20%(70만대) 감축했다.

공장 가동률을 줄여온 제너럴모터스(GM)는 회사의 주요 생산기지인 북미 공장 3곳이 유휴 상태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특히 자동차에 쓰이는 컴퓨터 칩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반도체는 차량의 엔진과 에어백,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등에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최근 일본 스바루의 미즈마 카츠유키 총괄책임자(CFO)는 지난달 말 회사가 7일치 분량의 공급량을 보유하며 시름을 겪었다고 말했다. 당초 회사는 45일치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즈마 CFO는 "판매자들은 태평양 건너편에서 오는 차량 배달을 기다리고 있고, 차량은 배가 해안에 닿자마자 바로 팔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바루는 올 3분기에 반도체 공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만 2022년 3월이 되어야 일부 생산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WSJ는 최근 포드와 폭스바겐, 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실적을 크게 개선한 것을 '비정상적'(unusual)이라고 표현했다.

반도체 부족이 심화되면서 제조업체들이 부족한 부품을 수익성이 높은 모델에만 투입하기 시작하면서 마진이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스바루 어센트(Ascent) [사진=스바루]

국내 완성차 기업도 이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은 모습이다.

일례로 현대차·기아는 올 상반기 현대차의 전체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보다 2.4% 줄었고 그중 국내 판매(5만9856대)는 22.6% 감소했다. 해외 판매(25만45대)는 4.2% 증가하며 선방했다.

업계는 반도체 부족과 더불어 충남 아산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여러 악재가 겹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앞서 현대차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하반기 반도체 수급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급 부족이 3분기에도 이어지고 4분기부터 개선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전망이다.

WSJ는 "전 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은 우리가 얼마나 빨리 차를 구입할 수 있는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반도체는 제조가 까다로워 위기가 더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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