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대선 앞두고 본격 선거 모드…예비후보 4人, 각종 여론조사에서 치열한 각축전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국무총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대선에 나설 여야 예비후보들이 속속 링에 오르면서 정치권이 본격적인 선거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여야 모두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예비후보들 간 기선잡기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여권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간 기싸움은 선을 넘나들며 아슬아슬하게 전개되고 있다. 같은 당 소속 후보들의 경쟁이라기 보다 '팀킬(Team Kill)'로 느껴질 정도의 격한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당 안팎은 물론 여권 지지자들도 두 후보간 신경전이 본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후보가 확정된 뒤 이들이 같은 배를 타고 갈 수 있겠느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야권에서는 시차를 두고 대선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선거전에 함께 할 인사들을 영입하며 세 확산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고위 공직자 출신으로 대권에 도전할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을 유권자들에게 알리는 동시에 당내 주자들의 본격적인 견제가 시작될 경우 어떻게 이를 극복해내느냐가 관건이다.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들이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MBN과 연합뉴스TV 공동주관으로 열린 본경선 1차 TV토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 [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vs 이낙연, 연일 치열한 난타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 이 지사와 이 전 총리는 서로에 대해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연일 강도 높은 네거티브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여권 지지자들은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너서는 안된다'며 상호 비방전을 멈추라고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이 전 총리 측은 이 지사의 과거 음주운전과 관련, 여배우 김부선씨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 지사 측도 이 전 총리와 '조국 사태'의 핵심인물로 알려진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의 친분설을 제기하며 여권 후보로서의 부적절함을 강조했다.

지난 4일 열린 본경선 2차 TV토론회에서도 양측의 비방전은 계속됐다.

이 전 총리는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음주운전·성폭력·성희롱·수뢰·횡령에 연루된 공직자에 대해 승진 배제, 상여금 박탈, 부서장 연대책임 등 가혹한 조치를 취했다"며 "본인에게도 이 기준을 연상해본 적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이에 "제가 과거에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을 말씀하시고 싶은 것 같은데 이 자리를 빌려 사과 말씀을 드린다. 죄송하다"며 "지우고 싶은 제 인생의 오점"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도 이 전 총리를 향해 "문재인 정부의 책임총리였는데, 임기 초기 주택 임대사업자 제도 도입으로 부동산가격이 폭등했다는 의견이 있다"며 "대통령 다음으로 큰 권한을 받았는데 아무 역할도 못 했다면 무능하거나 무책임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두 후보의 이 같은 네거티브 경선을 두고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박근혜 후보를 보는 듯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이준석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이준석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최재형 양강 구도 속 기존 국민의힘 중진들 와신상담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선거전이 진행되고 있다.

당내 인사 중에 특별히 선두로 치고 나오는 후보가 없는 가운데 외부 영입인사인 윤석열 전 총장과 최재형 전 원장의 발걸음이 빨리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이철규, 윤한홍 의원을 각각 캠프 조직본부장과 종합상황실 총괄부실장으로 영입했고 정용기, 주광덕 전 의원을 상임전략특보로 선임했다.

또한 정무특보에 이학재 전 의원, 대외협력특보에 김경재 전 의원, 기획실장에 박민식 전 의원,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으로 장제원 의원을 임명한 바 있다.

여기에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을 지낸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도 경제고문으로 영입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절친으로 알려진 권성동 의원 외에 동향의 정진석 의원과 김선교, 김성원, 박성중, 서일준, 안병길, 유상범, 윤주경, 윤창현, 이달곤, 이만희, 이용, 이종배, 정점식, 정찬민, 지성호, 한무경, 홍석준 의원 등 친윤계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최 전 원장 측도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을 외교 안보 정책 총괄로,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을 언론·미디어 정책 총괄로 영입하는 등 진영을 갖추고 있다.

또 김회구·김범진 전 대통령정무비서관과 김재윤 전 국정홍보비서관,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핵심 참모인 이수원 전 비서실장도 캠프에 합류했다.

당내에서는 조해진·박대출 의원이 각각 기획본부장·전략본부장으로 공식 합류했고, 김미애·이종성·정경희·조명희·조태용 의원도 함께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최 전 원장과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다른 주자들 입장에서 두 후보의 행보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듯 하다. 홍준표 의원이 윤 전 총장에게 여러 차례 날선 비판을 쏟아낸데 이어 대권 도전을 선언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SNS를 통해 두 사람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원 전 지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입문생 윤석열, 최재형 정치를 어떻게 배웠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원 지사는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우고 우리 당에 오신 것 대환영이다. 지금은 누구라도 국민 여망인 정권교체에 힘을 보탤 사람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정치입문생이신 분들이 외부인사 영입 경쟁해도 부족할 판에 당에서 땅 따먹기 경쟁을 하는 걸 지켜보자니 정치선배로서 아연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간 많은 선거를 겪어봤지만 매일같이 당내인물 누구누구 영입했다고 발표하는 '해괴한 짓'은 처음 본다"며 "당에서 줄세우기 할 시간에 국민에게 다가갈 정책과 비전을 내놓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또 "대선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힘 접수가 목표인 것처럼 행동해서 되겠냐"며 두 후보들의 최근 행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야권에서는 유력인사 중 한 명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불분명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윤, 최 두 후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다만 홍준표, 유승민 전 대표 등 당 중진들이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이들의 향후 행보가 야권 경선 판도에 어떻게 작용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10월, 국민의힘 11월 대선후보 확정

한편, 코로나19 사태 악화에 경선일정을 연기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김두관,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이상 기호순) 중 오는 10월 3일 투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같은 달 10일 1,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 최종 대선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국민의힘도 100% 일반 여론조사를 통해 오는 9월 15일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홍준표, 유승민 전 대표, 원희룡 전 지사, 김태호, 박진, 윤희숙, 하태경 의원, 황교안 전 총리, 안상수 전 인천시장, 장기표 당협위원장 등 12명 중 8명의 경선 후보를 추린 뒤 2차 컷오프에서 4명을 선정하고, 오는 11월 9일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참고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이낙연, 이재명, 최재형(이상 가나다 순)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야 주요 대선후보 4명의 개인 호감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이 46%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이재명 지사 40.1%, 최재형 전 원장 39.4%, 이낙연 전 총리 37.9% 순으로 나타났다.

비호감도 조사에서는 이 전 총리가 57.1%로 가장 높았고, 이 지사(56.5%) 윤 전 총장(50%) 최 전 원장(46.8%) 순이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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