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뉴욕 증시 데뷔 일주일만에 만회…캐시우드 지원사격·개인 투자자 몰려
"로빈후드 폭등, 구체적인 이유 없어...게임스톱 등 밈 주식 상황과 비슷"

로빈후드 창업자 블라드 테네브(왼쪽)과 바이주 바트가 로빈후드의 나스닥 상장일인 지난달 29일 월스트리트역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미국의 온라인 증권 플랫폼 로빈후드 주가가 하루 만에 50% 급등했다.

로빈후드는 지난주 초라한 공모가로 뉴욕 증시에 입성한 뒤 8% 넘게 급락하며 굴욕적인 데뷔전을 치렀지만 이후 상승 반전에 성공,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4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로빈후드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0.41% 오른 70.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로빈후드 주가는 장중 한때 81%의 상승폭을 기록하며 8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처럼 로빈후드의 주가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자 이날 여러 차례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로빈후드는 나스닥 상장 당시 희망범위 최하단인 38달러의 공모가를 책정받은 것도 모자라 거래 첫날 8% 넘게 하락하며 34.82달러로 마감했었다.

그랬던 로빈후드의 주가가 하락세를 끊어내고 이번주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CNBC 방송에 따르면 루빈후드의 주가는 지난 2일 7.20% 상승한 데 이어 3일 24.20% 급등했고, 이날 상승폭을 더욱 키워나갔다.

연이틀 치솟은 로빈후드의 주가는 공모가의 두 배 수준에 가까워졌다.

CNBC방송은 "로빈후드가 지난주 나스닥에서 부진한 데뷔를 만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 [페이스북 캡처]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 [페이스북 캡처]

로빈후드 주가 폭등의 배경에는 `돈나무 언니(누나)`의 지원 사격이 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ARK 혁신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로빈후드 주식 8만9622주(420만달러 상당)를 매입했다고 CNBC 방송은 보도했다.

지난주부터 우드 CEO가 사들인 로빈후드 주식은 300만주가 넘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드 CEO가 운용하는 최소 2개의 다른 ETF도 로빈후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CNBC 방송은 "인기 있는 투자자의 관심은 성장주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개인 투자자들 역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올해 초 게임스톱 사태를 주도했던 온라인 증권방인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와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날 로빈후드의 종목코드인 ‘HOOD’의 언급량이 급증했다.

예컨대 주로 단타 거래에 나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로빈후드 주가의 급격한 변동성을 겨냥해 단기 차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뚜렷한 이유 없이 로빈후드의 주가 급등하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로빈후드의 사례는 올 초 게임스톱과 AMC 등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얻으며 주가가 오른 `밈 주식`과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MAI 캐피털매니지먼트의 크리스 그리산티 수석자산전략가는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 주가가 오르는 것 같지 않다"며 "게임스톱이 이유 없이 폭등했던 것처럼 (로빈후드도) 왜 주가가 오르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애틀란틱에쿼티의 존 헤거티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정도 규모의 주식이 이처럼 빠르게 거래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며 "이는 (로빈후드 투자와 관련해) 기관투자자들을 단념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