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액정필름·조선 부문은 중국에 밀려...1위 제품들도 점유율 하락
미국 24개, 중국 15개, 일본 7개...주요국 패권다툼 심화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삼성전자가 전 세계 5개 품목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며 한국의 경쟁력을 수성했지만, 중국과 일본 기업의 굴기가 거세지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의 '2020년 주요상품·서비스 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D램과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낸드플래시 반도체, 초박형 TV 등 5개 품목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왕좌를 차지한 5개 품목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에 기여한 제품이기도 하다.

한국은 직전 조사에서 7개 품목 1위를 달성했지만, 중국 기업이 빠른 추격전을 보이며 일부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액정패널 분야에서 1년새 점유율이 6.7%포인트(p) 감소한 17.2%를 기록하며 중국 BOE(점유율 22.9%)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중공업도 조선 부문에서 점유율 15.3%(1.4%p↓)를 기록하며 1위에서 내려왔다. 반면 중국 CSSC는 8.5% 오른 17.2%를 차지하며 현대중공업을 앞질렀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세계 시장 5위권에서도 이름을 떨쳤다.

삼성전자는 조사대상 70개 품목 가운데 ▲태블릿 PC(17.9%) ▲CMOS 센서(20.1%)에서 2위를 기록했고, ▲스마트워치(8.0%) ▲냉장고(6.1%)에서 3위, ▲세탁기(6.1%) ▲휴대전화 통신기지국(5.7%)에서 5위를 달성했다.

다만 업계는 일부 품목의 하락세에도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지키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5개 품목마저 점유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5개 품목 중 점유율이 오른 것은 없었다.

D램은 삼성전자(41.7%)와 SK하이닉스(29.4%), OLED는 삼성전자(64.3%)와 LG디스플레이(22.4%) 점유율을 합해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동 삼성딜라이트 벽면에 삼성 갤럭시S21 광고물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한국 기업의 약진이 더뎌지고 있는 배경에는 중국과 일본 기업의 강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중국은 휴대전화 통신기지국(화웨이), 전기자동차 배터리(CATL), 리튬이온배터리용 절연체(상하이에너지), 태양광패널(론지솔라) 등 17개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에 중국은 세계 1위 품목이 25개에서 24개로 줄어든 미국과 격차를 소폭 줄이게 됐다. 중국은 직전 조사에서 74개 품목 가운데 12개에서 1위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기도 했다.

중국 기업이 세계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한 시장이 액정패널, 전기차 배터리, 배터리 소재, 태양광 패널 등 15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국에 처음으로 공동 3위(종합) 자리를 허용했던 일본은 7개 품목에서 1위를 유지하며 단독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도요타), 디지털카메라(캐논), A3 레이저 복사기·복합기(리코), 휴대용 리튬이온전지(ATL), 이륜차(혼다), CMOS 센서(소니 세미컨덕터), 편광판(스미토모화학그룹) 등에서 호황을 맞은 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관련해 "주요국의 패권 다툼이 격화되면서 미국 등 주요국의 공급망 재편이 쉽지 않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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