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10일 코스피 상장...공모가 기준 시총 24.3조원
따상 가능성 높지 않아...상장 직후 유통 주식 비율 높아

게임 업체 크래프톤의 공모주 일반 청약 첫날인 2일 오후 서울의 한 증권사 창구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크래프톤의 공모주 일반 청약 첫날인 지난 2일 오후 서울의 한 증권사 창구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게임기업 크래프톤의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중국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일반 청약에서 저조한 성적으로 마감한 탓에 상장 후 주가 흐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오는 10일 오전 9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데뷔한다.

크래프톤의 공모가는 49만8000원으로 공모가 기준 시각총액은 24조3512억원이다.

현재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9일 마감 기준 18조462억원)을 훌쩍 웃도는 규모이다.

크래프톤의 시초가는 상장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사이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결정된다.

이때 결정된 시초가를 기준으로 장중 상하 30%의 가격 제한폭이 적용된다.

만약 크래프톤이 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한다면 크래프톤의 주가는 무려 129만4800만원에 달하게 된다.

시가총액도 단숨에 6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이는 이날 기준 시가총액 6위에 달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60조1440억)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따상의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크래프톤 청약과 관련해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이어졌고 일반 청약에서 흥행 참패의 쓴맛을 봤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3일 마감한 일반 청약 결과 크래프톤은 최종 통합 경쟁률 7.79대 1을 기록했으며 증거금으로 총 5조358억이 모였다.

이는 중복 청약이 가능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약 80조90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약 63조6000억원)는 물론 중복 청약이 막힌 카카오뱅크(약 58조3000억원)를 밑도는 수준이다.

상장 직후 유통되는 주식 비율이 높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의 전체 주식 4889만8070주 가운데 최대주주 보유분과 기관 의무보유 확약분, 우리사주조합 배정분 등을 제외하면 39.05%(1909만3426주)가 시장에 풀린다.

SK아이티테크놀로지(15.04%), SK바이오사이언스(1.63%), 카카오뱅크(22.6%) 등보다 훨씬 높다.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44.91%로 낮다는 점도 리스코로 떠올랐다.

의무보유 확약이란 기관투자자가 공모주를 배정받는 조건으로 일정 기간 팔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낮을수록 장 시작 직후 매도 물량이 풀릴 수 있어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

[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 제공]

여기에 중국 규제 당국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경제참고보`가 온라인 게임을 `정신적 아편`으로 규정·비판하며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촉구했다.

중국 정부가 정보기술(IT)·빅테크·사교육 기업에 이어 게임 산업도 단속할 수 있다는 우려는 크래프톤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크래프톤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중국 시장에서 텐센트가 개발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화평정영`에 대해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 배분구조에 따라 수수료를 받고 있다"며 "향후 중국 내 게임 관련 규제가 확대되거나 중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등의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메리츠증권과 KTB투자증권은 크래프톤의 적정 주가로 각각 72만원과 58만원을 제시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흥행한 게임 콘텐츠"라며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등 신작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아 실적 및 기업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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