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보스턴 연은 총재, 고용지표 개선에 '9월 테이퍼링' 주장...연준 수뇌부와 대치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 추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조치를 예상보다 빨리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의 8~9월 고용지표가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연준이 조속한 테이퍼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앞서 미 노동부는 7월 민간부문 일자리가 70만3000개, 정부 공공부문이 24만개 증가했고 이중 레저·접객업이 38만개, 교육업이 26만1000명을 새로 고용하며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발표했다.

실업률도 5.4%를 기록하며 전월(5.9%)보다 0.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1.7%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보스틱 총재는 이와 관련해 "이런 증가세가 한두 달 더 지속된다면 우리(연준)의 목표인 '상당한 진전'을 달성하는 셈"이라며 "새로운 정책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준 수뇌부는 고용시장에서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어야만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고용 회복까지 갈 길이 멀다며 테이퍼링 시기를 미뤘다.

이에 보스틱 총재는 "(테이퍼링 시기로는) 10~12월 기간을 생각하고 있지만, 고용 지표가 7월과 비슷하거나 개선된다면 더 빨리 매수 축소를 시작할 수 있는 길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7월 28일(현지시간) 제로 금리와 1200억달러(약 138조원·매월 기준) 규모의 자산 매입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모습. [사진=워싱턴 AP/연합뉴스]

테이퍼링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건 보스틱 총재뿐만이 아니다.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 연은 총재도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가을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이라며 9월 중 관련 발표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두 달과 같은 고용 실적이 이어진다면 9월 (FOMC·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까지 '상당한 추가 진전'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라며 "올해 가을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로젠그린 총재는 현 상황에서 연준이 양적완화 조치를 유지하는 것은 물가 상승 등의 역효과를 낳을 뿐 고용 시장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조속한 테이퍼링을 촉구했다.

한편 외신은 테이퍼링 시기를 두고 연준 핵심축들의 의견이 당분간 분분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연준 2인자'라고도 칭해지는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도 최근 현재 금리인상과 테이퍼링을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기대 물가상승률이 2% 수준으로 유지되면 2023년에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4일(현지시간) "주요 연준 관리들의 (테이퍼링) 토론이 가열되고 있다"라며 "더 많은 경제 지표들이 공개되면서 앞으로 몇 주간 논쟁은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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