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전순기 베이징 통신원】 중국은 인구가 많은 만큼 매년 성사되는 남녀의 결혼 건수 역시 엄청나다고 해야 한다.

평균 1000만 건 전후에 이른다. 당연히 이들 결혼은 오프라인을 통한 인연으로만 이뤄지지는 않는다.

금세기 들어서면서부터는 온라인을 통해서도 이뤄지는 경우가 시간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정확한 통계를 내는 것이 쉽지는 않으나 대략 열에 두세 커플 정도는 온라인으로 더 긴밀히 소통하다 백년가약을 맺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기업들이 포착, 사업으로 연결하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실제로도 많다. 최소한 1000여 개에 이르는 크고 작은 수많은 결혼 중개 플랫폼이 전국 또는 특정한 지역을 무대로 영업 활동을 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장 규모도 만만치 않다. 2020년을 기준으로 52억 위안(元. 9256억 원)에 이르고 있다.

생각보다는 많지 않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향후 전망은 엄청나게 밝다. 매년 평균 15% 전후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0억 위안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하는 데 몇 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은 바로 나올 수 있다.

나름 전망 좋은 이 블루오션 시장에 일찌감치 투신해 거인으로 올라선 기업으로는 단연 ‘바이허자위안(百合佳緣)’을 꼽을 수 있다.

하기야 그럴 수밖에 없다. 베이징을 기반으로 2005년에 출범한 바이허가 업력 2년 선배에 해당하는 상하이(上海)의 거인 스지자위안(世紀佳緣)을 2015년에 흡수, 합병한 후 지금에 이르고 있으니 말이다.

당시 이 둘은 각각 업계 1, 2위를 내달리고 있었던 만큼 더욱 극강의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흡수, 합병은 시너지 효과를 통해 기업의 덩치를 더욱 불리려고 하는 것이다. 결혼 중개 플랫폼 시장에서는 바이허와 스지자위안의 합병 케이스가 대표적으로 손꼽힌다.”라는 베이징의 정보통신기술(ICT) 평론가 취안칭이(全慶一)의 말처럼 솔직히 그렇지 않았다면 오히려 더 이상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통계로 본 바이허자위안의 현재 위상 역시 분명 그렇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말해준다.

우선 시장 점유율을 꼽을 수 있다. 무려 42.7%에 이르고 있다.

2위 이하부터 10위 기업들까지의 매출액 총액을 다 합쳐도 바이허자위안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계산은 바로 나올 수 있다.

등록 회원 수도 간단치 않다. 17세 이하는 PC나 휴대전화 기반의 플랫폼 이용이 불가능함에도 무려 2억5000만 명 전후에 이르고 있다.

월간 평균 활성 회원의 수 역시 간단치 않다. 700만 명을 헤아리고 있다. 이는 전체 시장의 28%에 해당한다.

회원들의 만족도와 플랫폼에 대한 인지도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각각 86%와 88%를 헤아린다.

지난 2019년 베이징에서 열린 바이허자위안의 한 오프라인 행사.온라인에서 인연을 맺은 예비 커플 520 쌍을 초청한 행사로 이들 대부분은 결혼에 골인한 으로 알려지고 있다./바이허자위안 홈페이지.

부동의 업계 1위 업체인 만큼 성혼 실적은 눈부실 수밖에 없다.

흡수, 합병으로 재탄생하기 직전까지의 바이허와 스지자위안의 양사 실적까지 포함할 경우 총 3000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회원 10명 당 한 명 이상의 성혼 실적을 기록했다고 볼 수 있다. 회원들의 플랫폼에 대한 만족도와 믿음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는 바이허자위안을 통해 3년 전 상하이 출신 여성을 배우자로 찾을 수 있었던 베이징의 직장인 리성차이(李勝才) 씨의 회고를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는 온라인에서 여성을 사귄 후 결혼에까지 골인한다는 것에 대한 생래적인 거부반응이 있었다. 온라인이 사기와 거짓 정보의 온상이라는 편견 탓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친구의 권유로 바이허자위안에 가입하면서 생각이 바뀌게 됐다. 오히려 오프라인보다 더 믿음도 가게 됐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 지금의 아내와도 해피엔딩에 이르렀다. 오프라인에서 무려 1년여 연애도 했다. 당연히 온라인 연애 역시 병행했다. 너무 좋은 경험을 해서 그런지 주변에 가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바이허자위안의 현재 위상으로 볼 때 미래는 탄탄대로라고 단언해도 괜찮다.

업계 최초로 수년 내에 매출액 100억 위안을 돌파할 가능성 역시 상당히 높다.

이 경우 몸값은 데카콘(기업 가치 10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은 몰라도 유니콘 몇 개 정도의 수준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럴 만한 이유들도 많다. 무엇보다 위상을 흔들 경쟁업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각각 업계 2, 3위인 유위안(有緣)과 전아이(珍愛)의 점유율이 20%에도 한참이나 미치지 못하는 사실만 봐도 정말 그렇지 않나 싶다.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중관춘(中關村)에 소재한 바이허자위안의 오프라인 사무실. 바이허와 스지자위안의 플랫폼이 따로 또 같이 운영 되고 있다./제공=바이허자위안 홈페이지.

주식 시장으로부터 받고 있는 러브콜도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중국 국내는 말할 것도 없고 홍콩과 미 나스닥이 적극 유치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구나 바이허와 스지자위안은 합병으로 한 회사가 되기 전에 이미 중국의 중소-벤처기업 전용 장외 주식시장인 ‘신싼반(新三板. NEEQ)’과 나스닥에 진입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상장이 크게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만약 진짜 현실이 될 경우 바이허자위안은 멀지 않은 미래의 데카콘을 향해 진군할 것이 확실하다.

이외에 출산율 제고를 위해 각종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는 중국 당국의 노력 역시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출산율 제고의 전제 조건이 되는 사회 전반의 결혼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바이허자위안 같은 플랫폼을 전폭적으로 밀어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연히 걸림돌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많이 건전해지기는 했어도 온라인 상에서 익명이 여전히 활개를 치는 현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당연히 이는 각종 범죄의 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실제로 매년 수십 건의 사기 연애나 결혼 등의 사례가 바이허자위안의 플랫폼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도 보고되고 있다.

최근 당국이 마치 폭탄 던지기 하듯 ICT 업체들을 대상으로 잇따라 내놓는 규제 조치들 역시 바이허자위안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부담을 가진 채 경영을 이어갈 경우 시장 점유율 50% 이상 확보라는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역시 압도적 시장 1위라는 위용에 비춰볼 때 바이허자위안의 승승장구가 급격히 흔들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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