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활동·산업재해 등 관련 95개 조항에 합의...상생 위한 화합 선언문도 채택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무노조 경영' 폐기 1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제정한다.

12일 삼성전자 노사는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체결식을 개최해 단체협약과 상생을 위한 화합 선언문을 체결한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무노조 폐기를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나오는 단체협약이다.

체결식에는 김현석 대표이사와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4개 공동교섭단 대표들이 참석한다.

앞서 노사는 지난해 11월 1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9개월간 30여 차례 걸쳐 교섭을 진행했고, 지난달 말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노조는 조합원 투표 등 절차를 거쳤고, 가장 규모가 큰 전국삼성전자노조가 조합원 96% 찬성표를 던지면서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

단체협약은 노사가 제반 사항에 대해 단체교섭을 벌여 도출하는 합의로, 삼성전자는 노조 사무실 보장, 노조 상근자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등 노조 활동·산업 재해·인사 제도 등과 관련된 95개 조항에 합의했다.

업계에서는 협약 체결이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하는 하루 전에 추진돼 의미가 크다고 보는 분위기다.

앞서 이 부회장은 삼성과 총수 일가가 부정적 과거와 단절해 신뢰 회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삼성 준법경영감시위원회를 꾸리고 무노조 경영을 폐기했다.

노조는 이번 단체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2021년도 임금협상에도 돌입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 그룹사는 올 초부터 노사 협약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월 삼성전자 5개 계열사 중 가장 먼저 단체 협약을 체결했고, 삼성SDI도 지난해 9월부터 교섭을 시작해 이달 10일 단체협약 절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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