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의 골프 산업은 역사가 일천하다.

1984년도에 최초의 골프장이 개장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다른 산업과는 아예 비교조차 하기 힘들 정도라고 해도 좋다.

당연히 규모도 중국답지 않게 작다. 2020년 말 기준의 시장이 100억 위안(1조8000억 원) 남짓에 불과하다.

2019년 13조 원에 이른 한국에 비해서도 터무니없이 작다.

이런 현실에서 실내 스크린 골프 시장이 클 수는 없다.

대략 15억 위안 전후로 추산되고 있다.

역시 2019년 1조6400억 원에 이른 한국보다 훨씬 작다.

하지만 아무리 시장이 작아도 지존은 있기 마련이다.

주인공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 소재의 ‘헝타이신(衡泰信. 영문명 그린조이Green Joy)골프’라고 단언해도 괜찮다.

대략 시장의 70% 정도를 장악 중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래도 매출액은 10억 위안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에 그친다고 보면 된다.

당당한 유니콘 기업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012년에 본격 사업을 시작한 이후 10여 년 만에 시장을 평정한 저력을 감안하면 너그러울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중국 자체만 놓고 보면 현재의 위상도 단연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100여 건의 특허를 통해 최대로 끌어올린 인지도를 바탕으로 전국 100여 개 도시에서 영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운영 중인 독자 스크린 실내 골프장도 420여 개에 이른다.

각 골프장에 설치된 온라인 설비만 무려 4000여 대를 자랑하고 있다.

베이징의 스크린 골프 마니아 선자이톈(沈在田) 씨의 설명을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불과 수년 전만 해도 스크린 골프는 단연 한국이었다. 나도 한국의 스크린 골프 매장을 즐겨 찾았다. 하지만 최근에 갈아탔다. 헝타이신골프의 기술력이나 서비스가 결코 한국 브랜드에 못지않은데 이용하지 않을 까닭이 없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확신한다.”

향후의 전망이 밝지 않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이유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무엇보다 골프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을 꼽아야 할 것 같다. 현재 중국의 골프 인구는 고작 100만 명도 채 되지 않는다.

한국의 6분의 1 수준에도 훨씬 못 미친다. 아무리 골프가 대중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골프 인구의 폭발 여지는 충분하다고 단언해도 무방한 것이다.

더구나 한국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 달러 전후였을 때 골프 인구가 폭발한 것을 보면 수년 내에 500만 명을 넘어 1000만 명을 헤아리게 되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자체 기술력이 거의 넘사벽(넘지 못할 4차원의 벽) 수준을 자랑하는 것도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 모니터 하나에 스크린 골프장을 비롯한 노래방, 비대면 회의 사무실, 고화질 TV 화면을 구현한 것만 봐도 진짜 그렇다는 사실은 잘 알 수 있다.

곧 본격적으로 활용될 경우 스크린 골프장이 노래방이나 회의실로 이용되는 파격적인 사례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에 소재한 헝타이신골프의 스크린 연습장 광경. 티칭 프로에게 배우려는 모습이 진지하다./제공=헝타이신골프 홈페이지.

이외에도 인지도를 계속 넓혀가는 행보 역시 헝타이신골프가 앞으로도 경쟁 상대가 없는 극강의 스크린 골프 업계의 지존으로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수년 전부터는 심지어 중국프로골프협회(CPGA)와 중국여자프로골프협회(CLPGA)의 각종 대회와 BMW, 볼보 오픈 등의 스폰서로 활동하면서 안 그대로 추격을 버거워하는 동종 업체들을 멀리 따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해외 유명 골프 관련 브랜드들인 미국의 ‘스탠더드 골프’, ‘이글 원’, 일본의 ‘스트롱 골프’, 호주의 ‘데이비드 골프’, ‘컨트리 클럽’과 제휴 관계를 맺은 채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할 것도 없이 헝타이신골프가 국내의 극강 기업에서 더 나아가 세계를 호령할 거목으로 성장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장애물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중국 정부 당국이 은근히 강화하고 있는 골프 자체에 대한 규제를 헤쳐 나가야 한다.

오프라인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늘지 않는다면 스크린으로 몰릴 고객이 증가할 턱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헝타이신골프가 정부 단체인 CPGA 등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면서 각종 대회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바로 이런 현실을 직시하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골프 전체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결국은 자사에도 유리하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최근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서 열린 골프대회에 참가한 헝타이신골프의 회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장 열렬한 회원들이라고 할 수 있다./제공=헝타이신골프 홈페이지.

최근 더욱 강화 추세를 보이는 4차 산업 기업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당국의 규제 폭탄 역시 극복할 필요가 있다.

알리바바 계열의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 등이 올해 들어 당국의 압박으로 숨조차 쉬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 정말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정보통신기술(ICT) 평론가인 저우잉(周穎) 씨는 “현재 헝타이신골프 같은 영세(?)한 4차 산업 기업들은 당국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커질 경우 규제 조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중국 당국은 골프의 산업화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헝타이신골프가 미래의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크린 골프 산업의 절대 강자인 한국과의 진검승부의 대결에서 이겨내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어려우나 매출액의 20% 가까이를 연구, 개발에 투자하는 노력으로 볼 때 비관적이지도 않다고 해야 한다.

현재 앱을 통해 헝타이신골프의 회원으로 등록한 스크린 골퍼들은 대략 15만 명 전후에 이른다. 전체 골프 인구의 30% 가까이를 차지한다.

하지만 만약 주변에 산재한 장애물과 도전을 극복할 경우 이 비율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더불어 증시 상장의 길도 활짝 열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외 시장에서 시가총액 100억 달러로 추산되는 몸값이 현실화되면서 데카콘으로 우뚝 설 수 있다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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