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년대 유년기를 보냈던 기성세대 중 다수는 장작불로 난방을 하며 겨울을 보냈다.

똑같이 장작을 지펴도 방 구조가 효율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똑같은 방구석이라도 아랫목은 절절 끓어도 윗목은 냉골이었다.

‘딸 낳으면 윗목에 앉고 아들 낳으면 아랫목에 앉는다'는 남녀 차별과 집 구조의 후진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속담까지 있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모두 따뜻하게 지내고 있을까?

대한민국은 GDP 대비 가계부채가 유일하게 100%를 넘었다.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200%가 가까워지고 있다.

G5 선진국과 비교하면 가장 높은 수치다.

금리도 단기 변동금리로 돈 빌린 사람들이 많아 변동에 취약하다. 정작 선진국 최저 수준의 부채율임에도 언론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정부 부채 걱정이 더 크다.

비명은 저 구석 외진 곳에서 나온다. 집합금지가 조여질수록 실시간으로 적자 폭탄을 맞는 동네 영세 소상공인들이다.

이들은 우리 주변에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IT 기술도, 빅 데이터를 모으는 플랫폼도 없다. 꼬박꼬박 받는 월급은 커녕 매달 내는 임대료만으로도 이미 개인 통장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이 '2019년 소상공인 실태조사'에서 파악한 숫자는 약 644만 명, 15세 이상 경제활동 인구가 2800만 명 정도니까 4명 중의 1명인 우리 이웃이 절벽에서 계속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만약 우리 주변에서 우리가 매일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하는 이들이 거꾸러진다면 다음 피해는 누구에게 올지는 묻지 않아도 자명하다. 

정부의 현재 상황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재난지원금만 가지고는 작금의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없다. 국민적 관심을 모아 코로나 극복 기금을 만들것을 제안한다.

한쪽의 부는 전적으로 그 사람만의 기술이나 재주로 이뤄질 수 없다.

똑같이 기술과 재주가 주어진다고 무인도에서 그런 성공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사회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이들의 존재와 도움으로 가능한 결과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대통령부터 시작해, 고위공직자들, 재벌들의 모범과 참여부터 함께 시작하자. 종교 지도자들도 교회의 십일조를 사회의 ‘십시일반’개념으로 적극 안내하자.  폐업으로 내몰리고 휴업으로 고민하는 우리 이웃을 이제 손잡고 보듬어주자.

소상공인들에게 그냥 주자는 것이 아니다.

힘겨운 소상공인부터 심사 기준을 낮추고 우선 무이자 지원부터라도 시작하고 다양한 대안을 더 고민하자는 이야기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놓고 심폐 소생술부터 하자. 인적 사항 파악하고, 산소통 값 낼 수 있네 없네를 따지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뭐든 타이밍이 먼저다. 

IT 기술이 발달한 만큼 대한민국이니만큼 모바일 공동 모금회 형식으로 실시간 현황을 파악하고 독려한다면 어떨까?

참여자에게 참여한 만큼 세액공제도 검토해 볼 수 있겠다. 고난극복 'K-기부'가 모든 해결책이 되는 건 아니다.

여전히 나라살림의 곳간 키는 정부가 쥐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주도하지는 못할망정 더 이상 외면하지는 말자는 필자의 생각이다.

김형태 (前국회의장실 정무비서관)

언론도 마찬가지다.

국민 모두 하나 되게 하여 고난을 극복하게 하자고 주도는 하지 못할망정 매일 소음과 갈등만 만들어내고 침소봉대하는 언론의 모습 또한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어느 자리에 있건 아랫목, 윗목 상관없이 뜨겁지는 않아도 따뜻하게라도 몸 누일 공간 같이 만들기는 21세기 K-방역, K-문화, K-수출을 하는 우리에게 그렇게도 어려운 일일까 돌아보게 된다.

윗목에 있는 이들이 힘겨워하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김형태 (前국회의장실 정무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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