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청소년 게임 주3일 3시간 허용"...국내 업계, 중국발 게임 리스크 주시
"모바일·성인 매출 비중 높아...매출 타격 크지 않을 수 있어"

텐센트 로고
텐센트 로고. [EPA/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중국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게임 규제의 고삐를 바짝 죄고 나섰다.

18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주말과 휴일에만 하루 1시간씩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중국발 초강력 셧다운제가 시작됨에 따라 국내 게임 기업들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중국 게임 시장의 주요 매출원이 청소년이 아닌 성인이라는 점에서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중국 게임산업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서는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18세 미만) 미성년자는 금·토·일요일과 공휴일에 한해 오후 8~9시 1시간만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중국 청소년들은 일주일에 약 3시간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당초 평일 1시간30분, 주말 3시간이었던 미성년자의 게임 제한 시간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신문출판서는 "온라인 게임 회사들은 허용 외 시간에는 미성년자들이 게임을 하도록 해서는 안된다"며 "미성년자들은 실명 확인 절차를 거쳐야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게임 규제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경제참고보는 "온라인게임은 `정신적 아편(마약)`"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경제참고보는 중국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중독) 현상에 대해 지적하며 당국의 규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7월 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엑스포'에서 방문객들이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월 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엑스포'에서 방문객들이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러한 중국 규제와 관련해 국내 게임 업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게임 시장이 중국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9년 국내 게임산업 수출액 비중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6%에 달한다.

뒤를 이어 동남아(11.2%), 일본(10.3%), 대만(9.8%), 북미(9.1%), 유럽(6.0%), 홍콩(4.7%) 등 순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넥슨 자회사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와 위메이드의 `미르`,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등은 중국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게임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중국 게임 회사인 텐센트가 개발하고 서비스 중인 `화평정영`에 대해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고 있는 크래프톤, 최근 중국 시장에서 사전 예약을 시작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등 중국 게임 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발 리스크`에 따라 국내 게임산업이 매출과 관련해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 관계자는 "아직 규제에 대한 영향 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해당 정책에 대한 향후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중국의 규제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의 게임 규제가 PC 온라인 게임에 한정된 점에서 모바일 분야에서 강점을 드러내는 국내 게임 산업이 받을 영향이 적다는 것.

또한, 중국 게임 시장의 주 매출원은 청소년이 아닌 성인이라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텐센트의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텐센트 서비스 게임 중 16세 이하 유저 비중은 2.6%, 12세 이하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실질적으로 중국 당국의 게임규제는 청소년 보호를 위한 것으로, 그 대상이 청소년에 한정된 만큼 주요 고객층이 성인인 경우 매출 감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이번 규제가 PC 게임에 한정된 것으로 안다"면서 "중국 시장도 모바일로 많은 전환이 이뤄진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는 어디까지 중국 게임 기업인 텐센트의 입장으로, 중국 진출을 꾀하는 국내 게임 기업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내수적으로 중국 시장이 큰 시장이기 때문에 공략이 필요한 주요 거점임은 틀림없다"면서도 "게임 산업과 관련해 연일 리스크가 터져 나오고 있는 만큼 중국 이외 다른 해외 시장 공략도 고려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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