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차 노정 실무협의...11시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파업 5시간 앞두고 극적 합의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공공의료 강화, 보건의료인력 문제 해결 등 합의 도출 평가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왼쪽)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보건복지부의 13차 노정실무교섭이 타결된 뒤 서명한 합의문을 교환하며 서로 주먹을 부딛쳐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왼쪽)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13차 노정실무교섭이 타결된 뒤 합의문을 교환하며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정부의 협상이 총파업 5시간을 앞둔 2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이날로 예정된 총파업이 철회됐다.

공공의료·보건의료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 관련 양측 합의가 전격 이뤄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 '의료대란'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보건의료노조와 보건복지부는 총파업 하루 전날 오후 3시부터 제13차 노정 실무협의를 진행, 11시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파업 당일 새벽 합의에 이르렀다. 지난 5월 말부터 진행된 협상의 마무리다.

그동안 노조와 복지부는 13차례에 걸쳐 교섭을 이어갔다. 공공의료 확충 등 방향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5개 핵심 과제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파업 전날까지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마지막까지 쟁점이 됐던 5개 핵심 과제는 ▲코로나19 전담병원 인력 기준 마련 및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전국 70여개 중진료권마다 1개 이상의 책임의료기관을 마련하는 공공의료 확충 세부 계획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교육 전담 간호사 확대 ▲야간 간호료 확대 등 이었다.

마지막 협상 테이블에 앉은 정부는 노조의 요구와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신속히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합의'라는 결과물을 얻었다

복지부는 코로나19 중증도별 근무당 간호사 배치 기준을 9월까지, 세부 실행방안을 10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생명안전수당으로 불리는 감염병 대응 의료인력 지원금을 제도화해 2022년 1월 시행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70여개 중진료권마다 1개 이상의 책임의료기관을 지정·운영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과 시점도 내놨다.

간호등급 차등제를 '간호사 1인당 실제 환자 수 기준'으로 상향하고, 교육전담간호사제 및 야간간호료 확대 등도 추진키로 했다.

보건의료노조와 복지부는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공공의료 강화, 보건의료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했다고 평가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가운데 왼쪽)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보건복지부의 13차 노정실무교섭이 타결된 뒤 서명한 합의문을 들고 양측 교섭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가운데 왼쪽)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13차 노정실무교섭이 타결된 뒤 서명한 양측 교섭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환자의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는 공통의 인식이 있었기에 합의안 마련이 가능했다"며 "오늘 합의된 사항을 관계 부처, 국회 등과 성실하게 협의해나겠다"고 말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환자 치료와 돌봄에 헌신해 온 보건의료노동자가 보다 나은 근무환경에서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인력 확충과 근무환경 개선, 노동권익 향상과 처우개선 과제를 심도있게 협의했다"며 "극적인 노정합의로 산별총파업은 철회한다"고 전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조합원 8만여명 중 5만6000여명의 조합원이 이번에 쟁의조정을 신청했지만 양측이 합의에 이르면서 의료공백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번 보건의료노조와 복지부의 극적 합의에는 김부겸 총리의 적극적인 문제 해결 의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김 총리는 1일 오후 실무협의가 이뤄지는 협상장을 방문, 나순자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을 직접 만나 합의를 당부하며 "노정간 합의사항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이행되도록 노력하겠다. 제도개선과 예산이 필요한 사항들은 이해관계인, 국회와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