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어 명주 명인의 길을 걷다

2021년 4월 17일 경상북도 상주시 함창 명주 테마파크에 ‘한국한복진흥원’이 개원했습니다. 한복은 의식주라 해서 한식, 한옥과 더불어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이에 뉴스퀘스트에서는 ‘한국한복진흥원’과 협력하여 <한복컬쳐 토크콘서트>를 기획했습니다. 앞으로 11회에 걸쳐 한복 문화와 관련된 한복 디자이너, 한복 장인, 한복 관련 사업가 등과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토크콘서트 진행은 본지 문화에디터 하응백 기자와 연극배우 윤주희씨가 번갈아 가면서 맡기로 했습니다. 본지에는 콘서트에서 나눈 이야기의 전문이 실리고 5분 분량으로 편집한 임팩트한 동영상이 함께 서비스됩니다. 첫 회는 ‘한국한복진흥원’의 초대 원장으로 부임한 이형호 원장과의 토크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뉴스퀘스트=배우 윤주희】 윤주희(이하 ‘윤’):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번에 한복 컬쳐 토크 콘서트, 두 번째 인터뷰 명인으로 초대 되셨는데요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간단하게 본인 소개 먼저 좀 부탁드릴게요. 

남수원 대표(이하 ‘남’): 네 저는 명주테마파크 내에 ‘장수직물’을 운영하고 있는 대표 남수원입니다.

: ‘장수직물’, 명주 이런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일을 하시고 계실지 대충 짐작은 가는데 그냥 단순히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는 일을 하시는 건가 싶기도 하고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윗대 어른들 때부터 하다 보니까 자랄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죠. 명주는 손이 많이 가니까 학교 갔다 오면 실을 감아달라고 하고 베도 짜달라 하고...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아버님 하시던 일을 업으로 이어받아서 제가 76년도부터 이 일에 종사해서 84년도 창업 후 지금까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아버님의 아버님부터 오랜 가업으로 이어오셨는데 가업이라 해도 “아 이걸 내가 해야되겠다” 라는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을까요?

: 제가 4남2녀 육남매인데요. 하다 보니 그중에 제가 이 일을 이어나가게 되었습니다. 팔자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웃음)

: 명주 하면 비단, 그리고 한복. 이렇게 많이 생각하는데. 그런 거 말고도 요즘 다른 쪽으로도 많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다른 것들을 또 만들고 계시는지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 함창명주는 일단 전통 방식 그대로 습식으로 해 가지고. 보통 우리가 가락이라고 하는데 북에다 넣는 가락을 수분, 물을 묻혀서 그렇게 작업을 하니까 진주나 다른 지역에서 나오는 명주보다는 조직이 더 탄탄하고 밀림이 덜 가고 가공을 했을 때 윤기가 많이 나고 염색도 잘 되고 광택이 나고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 오랫동안 지금 명주 그리고 이제 비단 만드는 일을 하셨는데 기억에 남으시거나 보람이 있으셨거나 하는 뭐 특별한 그런 일들이 있으시면 좀 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 전통작업을 한다는 것 전통을 이어서 작업을 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상당히 어려웠어요. 어려운 이유가 여건도 열악하고 조건이 아무래도 지금보다 안 좋았으니까요.

옛날에 하던 방식은 기계 한 대에 사람이 하나씩 가서 작업을 했지만 지금은 집기를 개선해서 전통 방식으로 작업을 하지만 조금 현대식으로 바꿔서 한 사람이 기계 여러 대를 관리할 수 있도록 구조도 바꾸고 명주에 무니를 넣을 수 있게끔 합니다. 그런 시설들을 마련하고 장비 와 기술 개발을 하는 데 어려움이 많이 있었습니다.

: 지금 입고 계신 옷도 직접 만드신 옷이죠?

: 네 맞습니다. 명주가 가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품질이 많이 달라지거든요.

옛날 어른들이 한복을 입으실 적에 손수 다듬이질을 해가지고 입으시듯이 지금도 그 방식대로 다듬이질을 해서 염색을 하고 그 다음 다듬이로 또 후가공을 합니다. 명주가 더 부드럽고 광택도 나고 질감도 좋게 원단 작업해서 지금 이렇게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 색깔이 너무 곱고 예뻐서 한복 말고 다른 종류의 옷을 만들어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 일상복이나 다른 종류의 옷들도 제작해서 만들고 계시나요?

: 지금 전통한복 쪽에서 생활 한복 쪽으로 더 많이들 찾으시고 그래서 거기에 맞춰서, 달라진 패턴에 맞게 소재를 개발하고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 이렇게 오랜 기간 지금까지 명주의 장인으로서 일을 해오셨습니다. 명주가 선생님께 어떤 의미이실까요?

: 한 48년 정도 제가 이일에 종사하면서 보람도 있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우리 전통을 지켜간다는 그런 자부심을 가지고 지금까지 열심히 종사해 왔습니다.

: 사십팔 년이면 오랜 시간입니다. 거의 삶의 벗처럼 함께 하고 계신데요. 앞으로 계획하고 계시는 일, 앞으로 좀 더 주력하고 싶으시고 싶은 그런 부분이 있으실까요?

: 누에고치를 생산하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옛날에는 상주시에서 연 100만키로 정도 생산이 됐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 각 시군마다 제사공장이 있어서 60년대 70년대 일본으로 수출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제 일반소재보다 실크 명주의 가격이 비싸니까 일반소재로 개발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었는데 지금도 그런 현상은 있습니다.

그래도 비싼 소재를 가지고 조금 다양하게 소재를 개발하면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조건을 앞으로 한복진흥원과 같이 연구를 해서 좀 더 다양하게 개발해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게끔 노력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전통을 이어간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거든요. 이 기술이 나의 대에서 끊어질까 싶어서 제 아들을 후계자로 해서 한 십년 정도 같이 작업을 하고 있어요. 좀 더 지금 방식보다 좋은 방식을 개발해서 함창 명주가 많은 사람들한테 사랑받을 수 있는 그런 소재로 거듭나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 명인께서 생각하시는 한복이란?

: 우리 전통한복이 있고 계량한복이 있고 한데 지금은 우리문화를 살아가면서 잊고 사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이 안타깝고 좀 더 우리가 생활에서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계량한복 쪽이나 디자인 등을 연구해 가지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개발하는 것도 큰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에게 한복은 앞으로도 편리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네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늘날임에도 이곳에 오셔서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우리 명주 한복, 그리고 ‘장수직물’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겠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명주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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