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포인트리서치 "LG전자 철수로 한국시장에 11억달러 규모 기회" 분석
구글 등도 재진출 움직임...시장분석가 "한국 스마트폰 경쟁구도 바뀐다" 전망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 전시된 삼성 갤럭시Z 폴드3(왼쪽)와 플립3 5G.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전자가 차지했던 시장 점유율과 매출을 누가 가져가냐가 관건이다.

기존 강자인 삼성·애플뿐만 아니라 구글·모토로라 등 해외 기업들까지 시장에 출사표를 내밀며 각축전이 예상된다.

◇ 신모델 출시·서비스 확대...더 바빠진 삼성·애플

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물러나면서 한국 시장에 11억달러(약 1조2750억원) 규모의 기회가 열렸다고 분석했다.

11억달러는 지난 2019년 LG전자의 스마트폰 매출을 기준으로 추산했다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리즈 리 선임 분석가는 말했다.

당시 LG전자가 'V50 씽큐', 'LG 윙' 등 실험적인 모델을 출시했고, 스마트폰 사업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2019년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 그리고 LG전자의 '3강 체제'를 유지해왔다.

LG전자는 재고를 판매하는 데 집중했던 지난 2분기에도 점유율 11%를 기록하며 3위 자리를 지켰다. 같은 기간 삼성은 71%로 1위, 애플은 17%로 2위에 올랐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31일 LG전자는 모바일 사업에서 공식 철수했다. 스마트폰 시장에 발을 들인지 약 26년 만이다.

이에 기존 강자들은 3위 자리의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 본격 나섰다. LG전자의 고객을 흡수해 점유율과 매출을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중저가 안드로이드 모델을 다양화해 LG전자 공백의 수혜를 노리고 있다. 이달 초에는 가격·성능 경쟁력을 갖춘 '갤럭시 A52s 5G'를 선보였다.

최근 전 세계 약 40개국에 출시한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 플립3의 효과도 기대된다.

두 모델의 가격이 전작보다 약 40만원씩 낮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의 강세에 애플도 지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애플은 최근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 판매를 시작하면서 전국에 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추가했다.

여기에 국내 3·4호점을 추가로 열어 국내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 확대도 노리고 있다. 7월에 이어 8월에도 11개 직무에 대한 채용 공고를 내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차기 모델인 아이폰13을 내달 중순 공개할 예정이다. 새 모델은 인물사진 모드의 동영상 버전인 '시네마틱 비디오' 기능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월 공개 예정인 구글의 '픽셀6' 시리즈 [사진=구글]

◇ 한국서 짐 싸고 떠난 외국사, 재진출 조짐 '모락모락'

한국에서 철수했던 외국 스마트폰 기업들도 LG전자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리즈 리 분석가는 "하반기 신제품 출시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강력한 회복세가 기대된다"라면서 "LG 점유율의 대부분은 삼성이 가져가겠지만 구글·모토로라 등 해외 브랜드의 진출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우선 구글은 직접 설계한 '픽셀폰' 시리즈를 앞세워 국내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서울에서 근무할 픽셀 무선 모바일 부서의 시스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책임자와 모뎀·엔지니어링 매니저를 뽑는다는 공고를 내기도 했다.

과거 '넥서스폰'이 한국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해 철수를 결정한지 약 8년 만에 재도전장을 내미는 셈이다.

모토로라도 지난 8월 국내에서 '모토G50 5G' 모델에 대한 전파 인증을 획득하며 사실상 국내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진출을 기정사실화했다.

지난 2011년 '레이저' 스마트폰을 마지막으로 한국 사업을 중단한 지 약 10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대만 HTC도 사업개발·세일즈매니저 등 국내에서 활동한 전담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2012년 철수 이후 약 9년 만의 재진입 모색이다.

업계는 해당 기업들이 한국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가 물러나면서 고객들의 중저가 스마트폰 선택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 스마트폰 시장과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충분히 이해해야지만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T 등 대형 이동통신사에 진입하는 것도 숙제다.

리즈 리 분석가는 "한국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구도가 이전보다 더 다양해질 것"이라며 "한국 시장에 진출할 예비 주자들은 LG가 강점을 보였던 가격대가 무엇인지, 한국 소비자가 구매할 때 고려하는 점은 무엇인지 등을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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