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이끌던 더그 필드, 포드 기술임원으로 이직...핵심인력 이탈 올해만 네 번째
협력사 찾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 아직...전기차 신경전 속 빠른 결단 나올지 주목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애플의 '미래차 꿈'이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핵심 인력들이 잇따라 다른 기업으로 터를 옮기면서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포드자동차는 애플카 프로젝트를 이끌던 더그 필드를 기술 임원으로 영입했다.

이날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더그 필드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엔지니어링 및 제품 디자인 리더"라며 "모빌리티 산업의 전반에 획기적인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포드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필드는 이후 애플을 거쳐 테슬라에서 5년간 근무하며 모델 3 출시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8년 애플로 복귀해 특수프로젝트그룹(SPG) 부사장을 맡았으며, 최근까지 애플카 개발 사업으로 알려진 '프로젝트 타이탄'을 이끌었다.

일각에서는 필드의 이탈이 애플의 자동차 야망에 제동을 걸게 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분야로 진출하고자 했던 애플의 야망에 타격을 입힌 것"이라며 "포드는 쿠데타를 일으켰다"라고 평가했다.

애플카 프로젝트에 핵심 인력이 빠져나간 것은 올해만 네 번째다.

최근 SGP 내 로보틱스 팀을 이끌었던 데이브 스콧은 미국 MRI 개발업체 '하이퍼파인'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안전·규제팀을 이끌던 제이미 웨이도 선임이사는 자율주행차 업체 '카브뉴'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이직했다.

프로젝트 타이탄의 원년 멤버인 벤자민 라이언 센서팀장은 올 초 애플을 떠나 우주 관련 스타트업 '아스트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일부 외신은 라이언의 이직에 대해 "테슬라 등 (자율주행·전기차) 산업에서 선두를 달리는 기업들보다 한 발 늦어지게 됐다"라며 애플카 출시가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카 프로젝트를 이끌던 더그 필드(왼쪽)와 벤자민 라이언. [사진=포드·링크드인 갈무리]

핵심 인력들의 '퇴사 선언'으로 애플카 프로젝트는 다시 미궁 속에 빠졌다.

애플은 지난 2014년 프로젝트 타이탄을 시작하면서 전기차 강자인 테슬라를 따라잡으려 노력했지만, 그동안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2024년 애플카 출시를 목표로 한국의 LG·SK, 일본 도요타자동차 등과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협력사를 쉽사리 낙점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를 비롯해 신생·기성 자동차 기업들은 수십억달러 투자로 자율주행 및 전기차 시장에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일례로 폭스바겐은 도심형 모빌리티의 미래로 첫 소형 전기차 'ID라이프'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BMW는 최근 수소에너지를 더한 전기차 iX하이드로겐을 선보였다.

애플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미래차 시장에 늦지 않게 발을 들이기 위해서는 완성차 기업들의 전기차 비전을 뒤쫓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협력사 낙점 등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최근 제너럴모터스(GM)·메르세데스-벤츠·볼보·제네시스 등은 2025년~2030년을 기점으로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전기차 시장에서 각개약진을 펼치고 있다.

한편 애플은 최근 미 애리조나주의 주행 시험장을 구입하고, 캘리포니아주 도로에서 자율주행 전기차 연구를 실행하는 등 미래차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여러 장면이 포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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