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유튜브·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서 항의 시위 참여 촉구
중국 정부와 연관 가능성 있어..."중국, 온라인서 사이버 스파이활동 벌여"

물리적 시위를 촉구하는 트위터 게시물과 이와 연동된 계정. [맨디언트 보고서 갈무리]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친중 성향의 가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들이 미국에서 시위를 선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참여하라고 이야기하는 시위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최근 전 세계에 이슈로 떠오른 코로나19 중국 기원설과 아시아계 증오범죄에 항의하는 시위라는 것.

가짜 계정들과 중국 정부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러한 행동들이 하나의 사이버 공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동시에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가짜 계정의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미국 사이버보안업체 맨디언트와 구글이 펴낸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정부와 연결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짜 SNS 계정들이 미국에서 코로나19 중국 기원설과 아시아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 참여을 선동하기 위해 동원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을 포함한 수십 개의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온라인 포럼에에서 수천 개의 계정이 이와 같은 시위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가짜 계정들은 "4월 24일 미국 뉴욕시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여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의 실험실에서 고의로 만들어졌다는 가설에 맞서 싸우라"고 주장했다.

연구원들은 이 시위가 실제로는 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생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일본어, 한국어, 영어로 공유됐다. [맨디언트 보고서 갈무리]

시위 선동뿐만이 아니다.

이후에도 가짜 계정들은 코로나19가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처음 발생했다는 주장과 미국에서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가짜 뉴스도 퍼트렸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러한 가짜 뉴스를 비롯한 캠페인들은 영어와 중국어를 비롯해 러시아어, 독일어, 스페인어, 한국어, 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로 생산됐다.

맨디언트는 이같은 활동이 중국 정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존 헐트퀴스트 맨디언트 분석부문 부사장은 일련의 활동들이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는 것과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국) 정부 기관에서 직접 후원을 받거나 제3의 업체를 통해 정부의 후원자가 지원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CNN 방송 또한 이번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당국자들은 이번 작전이 중국 정부와 관련이 있다고 믿고 있다"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와 같은 가짜 SNS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중국 언론 매체들은 존재하지 않는 `윌슨 에드워즈`라는 이름의 스위스 생물학자를 소개하며 "미국이 코로나19를 정치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허위 정보 차단 활동을 하는 비영리 기관인 ‘정보 복원력 센터’도 최근 350개 이상의 가짜 계정이 중국을 치켜세우고 서구권을 깎아내리는 활동을 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예컨대 친중 성향의 SNS 계정들이 온라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이 같은 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미국을 향한 중국의 공격은 단순한 악의를 넘어 하나의 사이버 공격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CNN은 이러한 중국의 행위를 사이버 스파이 활동이라고 비판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중국은 은밀한 수단으로 글로벌 내러티브를 형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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