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시 합동회의서 '세금 인센티브' 계획 쏟아져...유력 후보지 오스틴시 승기 뺏겨
오스틴시 새 제시안 내놓을지 주목...지역매체 "결국 세금감면 규모가 승부 가를 것"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삼성전자의 새로운 파운드리(위탁생산) 부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 텍사스주 지역들의 막판 유치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승부는 결국 세금감면 규모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승기를 뺏긴 텍사스 오스틴시가 새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텍사스 지역매체 댈러스모닝뉴스는 '오스틴시가 삼성전자의 170억달러 파운드리를 품기 위해 경쟁자와 마주했다'라는 기사에서 텍사스주의 집안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미 파운드리 투자 계획을 밝힌 뒤 여러 주정부와 세제 및 인프라 협상을 벌였다. 그중 텍사스 지역들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됐다.

가장 먼저 승기를 잡은 곳은 텍사스 오스틴시였다.

올 초 삼성전자는 오스틴시에 파운드리 증설 계획을 전달하며 향후 20년간 8억550만달러(약 9400억원)의 세금감면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삼성이 지난 1998년 오스틴에 첫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을 이어온 만큼, 두 번째 파운드리도 같은 장소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오스틴은 2024년부터 2038년까지 약 3000억원대 감세가 타당하는 유권해석을 내리며 삼성의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주의 소도시인 테일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5일 지역매체를 통해 삼성 파운드리와 관련해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8일에는 합동회의 자리에서 파격적인 세제혜택 계획을 연달아 공개한 것이다.

KXAN 등 현지방송에 따르면 윌리엄슨카운티와 테일러시는 8일 합동회의를 열고 삼성전자에게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에는 삼성전자가 처음 10년 동안 납부한 재산세의 90%를 환급하고, 그다음 10년간 85%를 돌려주는 내용이 담겼다.

전제 조건으로는 삼성전자가 2026년 1월까지 최소 600만 평방피트(약 55만㎡)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세우고 정규직 일자리 1800개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별도로 향후 10년간 3억1400만달러(약 3670억원)의 세금감면 혜택도 제공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공장. [사진=삼성전자/연합뉴스]

테일러시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삼성의 새 파운드리가 2022년 1월에 착공해 오는 2024년 말에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윌리엄슨카운티의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170억달러 공장 부지에 대한 결정이 임박했다"라며 "이 프로젝트를 따냈다고 믿고 싶다"라고 말했다.

무게의 추는 테일러시로 기울어졌지만, 업계에서는 새 파운드리가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경제효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오스틴이 쉽게 발을 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오스틴시가 세금감면과 관련해 막판 제시안을 내놓을 것인지 주목된다.

댈러스모닝뉴스는 "새 파운드리는 삼성에게 있어 가장 발전된 시설이 될 전망"이라며 "설득전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결국 '세금'이 결정적인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테일러시의 발표 이후 "최종 투자지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며 복수의 투자 지역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삼성은 텍사스주 외에 뉴욕 제네시카운티와 애리조나 굿이어·퀸크리크 지역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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